경제·금융

기관 매수 가담 대세상승 가능성

■ 주가 18개월來 최고시중자금 투신권 유입 매수여력 1조 추산 기관투자가들이 상승장의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외국인들을 제치고 상승장의 선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관들의 '사자'가 아직까지는 프로그램 매수 중심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소형주와 저가대형주에까지 확산되고 있어 고점을 뚫은 종합주가지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연초 전망처럼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증시의 주도세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기관 주도 장세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는 "10조원을 넘어선 고객예탁금,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꾸준한 자금유입 등 증시 주변의 풍부한 유동성이 기관의 매수세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가는 "기관투자가들이 펀더멘털에 기초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실적호전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전문가 예측 무색하게 하는 상승세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대다수 증권전문가들의 전망을 벗어나 24일 종합주가지수는 단숨에 750포인트를 넘어서 장중 763.42포인트까지 올라갔다. 열흘간 이어지던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일단락되고 지수 700선이 방어되면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일 미국시장의 반등도 시장상승에 힘을 실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며칠간 미국시장의 하락에도 꿋꿋하던 서울증시가 미국시장이 반등하자 강하게 솟구쳤다"며 "조정기간 중 매물 소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지수가 전고점을 뚫고 올라간 만큼 곧 8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투신권을 포함한 기관의 시장참여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외국인들의 차익실현도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형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단기 급등한 것이 부담스럽지만 여전히 펀더멘털 측면에서 한국증시는 저평가된 상태"라며 "펀더멘털에 기초하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시장을 한단계 레벨업시켜 지수는 750에서 800선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 기관 매수 여력 1조원 2차 상승의 주인공으로 기관투자가들이 나서고 있는 것은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말 빠져나갔던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테러참사 이후 주식형 수익증권의 잔액은 1조5,000억원이 더 늘어났다. 지난해 말과 연초 일시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긴 했지만 10일부터 다시 시중자금이 주식형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며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보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매수 여력을 1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테러참사 이후 들어온 1조5,000억원의 주식편입비중을 60%로 잡아도 최소 9,000억원을 살 수 있는데다 지금까지 2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며 주식편입비율이 상당히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투신권뿐 아니라 은행ㆍ보험권의 주식 간접투자 잔액도 부쩍 늘고 있다. 지난주 소형기금이 투신사 수익증권 위탁투자에 나선 데 이어 시장이 조정을 겪으며 망설이던 시중은행ㆍ새마을금고ㆍ신협 등 금융기관들이 주식간접투자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동국 LG투신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좋게 보고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는 기관들이 부쩍 늘었다"며 "채권형에서 빠진 자금이 혼합형 주식상품으로 다시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기관화 장세에 대비해야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늘고 있는 만큼 기관선호주들에 관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좋아져 상승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종목들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들의 쌍끌이 매수세가 기대된다. 실적호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기관의 사정권에 들어 있는 업종으로는 반도체ㆍ컴퓨터ㆍ전자부품ㆍ운송ㆍ조선업종이 꼽힌다. 또 은행ㆍ증권ㆍ유통ㆍ제약 등도 올해 이익이 대폭 늘어나며 상승 모멘텀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이익 모멘텀 보유종목으로는 우선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후 올해도 이익이 크게 늘어날 아세아제지ㆍ삼성중공업ㆍ동국제강ㆍ팬택ㆍ한미은행ㆍLG투자증권ㆍ삼보컴퓨터 등이 있다. 아울러 한진중공업ㆍ효성ㆍ남해화학 등 장기 소외된 저가 대형주들도 펀더멘털을 기초로 하는 기관화 장세에 적합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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