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상사-패션 시너지… 매출 60조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

건설·리조트·식음료 등 아우르는 거대 토털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

바이오 등 新사업 육성 적극 나설 듯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26일 전격적으로 합병을 결의하면서 패션은 물론 건설·상사·리조트·바이오·식음료 사업 등 서비스분야의 사실상 전(全) 영역을 두루 운영하는 공룡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은석기자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전격적으로 합병을 결의하면서 패션은 물론 건설·상사·리조트·바이오·식음료 사업 등 서비스 분야의 사실상 전 영역을 두루 운영하는 공룡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인간의 삶 전반에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합병 회사의 매출이 지난해 34조원에서 오는 2020년 60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사와 패션, 시너지 효과 노린다=지난해 옛 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부문이 합쳐져 탄생한 제일모직은 패션·식음료·건설·레저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왔지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성장성에는 다소 의문 부호가 따라붙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회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패션사업부의 경우 국내에서는 '빈폴' '갤럭시'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었지만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론칭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난 2012년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로 제일모직 패션사업부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가까이 급락한 3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0.1%까지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에잇세컨즈가 투자 대비 실적을 내지 못해 영업이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제일모직이 다양한 글로벌 사업 경험과 해외영업 인프라를 갖춘 삼성물산을 품에 안으면서 앞으로는 사업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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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제일모직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물산은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돼 해외 영업을 주도해왔으며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한 관계자는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패션·식음사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사업 힘 실린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바이오 산업 역시 이번 합병을 계기로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3월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삼성은 정보기술(IT)과 의학·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바이오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현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 바이오 산업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와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합병 회사 출범에 따라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그룹은 2010년 바이오·제약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이듬해인 2011년 의약품 생산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고 이어 2012년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판매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양사가 지난 4년 동안 투자만 집행해왔으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2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사실상 처음으로 매출을 올렸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74.8% 나아진 성적을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15만ℓ 규모의 제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는데 이 시설 공사가 완료되면 생산 능력 세계 3위 규모의 공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5개의 항체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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