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보 가전기기용 운영체제(OS)인 윈도CE가 비틀거리고 있다.윈도CE는 컴퓨터의 윈도우 처럼 PDA, 이동전화기 등 소형정보 가전제품의 작동을 위한 운영체계. MS사는 컴퓨터 운영체계에 이어 정보가전용 시장까지 석권한다는 계획아래 지난 98년 한글 윈도CE 2.1판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MS의 한국지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CE 한글화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8년 말 윈도CE2.1의 한글버전을 내놓은 이후 1년반 가까이 추가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MS는 두 번이나 윈도CE를 업그레이드 했다.
이로 인해 국내 관련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윈도CE용 단말기를 개발하던 일부업체는 리눅스로 돌아섰고 일부에서는 MS의 「윈도CE포기설」 까지 나돌고 있다.
개인정보단말기(PDA), 핸드PC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추가 제품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 업체는 종전에 생산한 제품 판매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산전자 등 윈도CE를 채택한 PDA를 개발하던 업체들도 리눅스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현재 윈도CE를 탑재한 정보가전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4개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윈도CE담당자는 단 한명에 불과하다.
업계 일부에서는 MS가 윈도CE를 윈도2000에 흡수 통합하는 수순에 들어갔으며 윈도CE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는 MS가 윈도2000의 내장형 버전을 올해안에 출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윈도CE는 기술적인 문제점을 많이 노출시켜왔다. 윈도CE는 최소 사용메모리가 256K바이트 수준이지만 응용프로그램을 얹고 나면 10MB에 달한다. 이에 비해 내장형 리눅스는 윈도CE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윈도CE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윈도CE용 애플리케이션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MS는 포켓워드, 포켓엑셀 등을 개발했지만 사용자들의 수요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보가전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는 대부분 내장형 리눅스 운영체제(OS)로 돌아선 상태다. 내장형 리눅스OS 개발업체의 사장은 『윈도CE용 셋톱박스, 전자책(E-북), PDA를 개발중인 업체로부터 내장형 리눅스를 채택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윈도20000 내장형 버전과 윈도CE는 전혀 다른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며 윈도CE포기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상반기중에 윈도CE3.0버전을 내놓을 계획이고 밝혔다. 이어 윈도2000 내장형 버전은 최소 메모리가 20MB로 소형가전에 탑재하기에는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윈도CE 차기버전이 출시되더라도 리눅스 등에 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눅스는 가격이 싼데다 소스가 공개돼 있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쉽고 인터넷접속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윈도CE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병도기자D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