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차 다시 뛰어야 한다

법원이 비자금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보석을 허가한 것은 현대차의 경영 정상화는 물론 어려운 우리 경제의 회생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초 엄격한 법 집행 의지를 고수해온 검찰과 법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현대차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현실을 감안한 결과로 여겨진다. 비록 보석이기는 하지만 정 회장이 풀려나게 됨으로써 그동안 경영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현대차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이 구속된 후 현대차는 미국ㆍ중국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잇달아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려는 계획이 무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국내 시장에서는 일본차를 비롯한 외국 자동차들이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고 있어 국내 시장을 지키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현대차 노조는 부분 파업에 들어가는 등 현대차는 말 그대로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경영공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중요한 국내외 사업들을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것이 정 회장이 해야 할 첫번째 과제이다. 아울러 선장 부재로 어수선해진 기업 분위기도 추슬러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에 나서야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잠시라도 허점을 보일 경우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경영복귀를 계기로 현대차 임직원들은 심기일전해서 다시 뛰어야 한다. 그것이 그동안 정 회장의 탄원을 호소하고 현대차를 걱정해왔던 국민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다. 정 회장 스스로도 몇 차례 소회를 밝힌 적이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과거의 관행과 타성에서 벗어나 투명경영에 앞장섬으로써 현대차가 명실상부한 일류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현대차는 이제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인정받는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는 투명한 경영을 실천해야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세계 일류기업을 향해 다시 뛰는 현대차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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