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승기] 전기차 르노삼성 SM3 ZE

아무 소음없이 민첩한 가속… 신호 많은 시내 주행능력 탁월<br>6000만원대 차값은 부담


환경부는 올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 순수 전기차(EV) 3,000대를 보급하고 내년부터는 민간에도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보조금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고를 수 있는 전기차는 두 종류다. 경차인 기아의 '레이 EV'와 준중형급인 르노삼성의'SM3 ZE'다.

SM3 ZE를 서울 남대문로에서 경기도 일산까지 시승했다. SM3 ZE는 르노가 '플루언스 ZE'라는 이름으로 이미 프랑스 등지에서 성공리에 판매중인 차종. 르노삼성은 올해는 반제품 상태로 들여와 조립해 공공기관에 판매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양산해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차 이름의 'ZE'는 '제로 이미션(zero emission)'에서 따왔다. 배기가스가 없는 차, 즉 순수 전기차를 뜻한다.


먼저 외관을 살펴봤다. 배터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전장을 기존 SM3보다 13㎝ 긴 4,750㎜로 늘렸다. 옆에서 보면 상급 차종인 SM5(전장 4,885㎜)와 비슷해 보인다. 중형차처럼 크고 늘씬한 느낌을 준다.

배터리는 뒷좌석 등받이 뒤부터 트렁크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무게는 280㎏, 크기는 대략 에어컨 실외기와 비슷하다.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골프백 2개를 쌓을 수 있을 정도 크기로 제한됐다.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돌리면 전자제품 켜듯 아무 소리도 없이 계기판에 불만 들어온다. 뭔가 낯설지만 일단 변속레버를 D에 놓고 악셀레이터를 밟으면 그 이후는 똑같다. 내연기관 차량을 몰던 사람이 최대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차를 만들어 처음 몰아도 아무런 이질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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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가 많고 차선 변경이 잦은 시내에서는 주행능력이 내연기관 차보다 월등하다. 발진 초반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는 특징 때문에 저속에서 쭉쭉 치고 나간다. 노란 신호에 걸리거나 차선 변경을 위해 급가속이 필요할 때, 아무 소음 없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맛이 놀랍다.

자유로에 들어섰다. 전기차는 변속기가 없다. 때문에 부드럽고 조용하게 속도를 높여 나간다. 최고속도는 배터리 소모 효율을 감안해 시속 135㎞로 제한돼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회생제동장치, 즉 차량을 감속시킬 때 버려지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SM3 ZE 역시 마찬가지여서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일순 '탁 서는 듯한' 회생제동장치의 저항이 느껴진다. 마치 내연기관 차에서 엔진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같은 기분인데 그 충격과 불쾌감은 독일계 디젤차의 엔진브레이크보다 훨씬 덜하다.

이 차는 내연기관 차 기준으로 환산해 최고출력 95마력, 최대토크 23㎏ㆍm의 전기모터와 24㎾ 배터리를 갖추고 한번 충전에 182㎞를 달린다. 충전은 표준(6~8시간), 급속(30분~1시간) 모드로 할 수 있고, 인프라만 있다면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3분만에 갈아끼우는 '퀵드롭' 방식도 가능하다.

차 값은 6,391만5,000원이다. 현재 지역에 따라 최대 1,920만원까지 보조금이 지원된다. 내년 민간 보급 때 정부가 어떤 수준의 보조금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시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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