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헬스장 중도해지 피해 눈덩이

하루만 이용하고도 위약금 절반 이상 물어<br>소비자원 피해구제 1300건으로 41% ↑<br>해지 거부 금지조항 법안에 신설 필요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은 A씨. 때마침 인근 헬스장에서 가격할인 행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6개월 이용료와 사물함 비용 등으로 27만원을 카드 결제했다. 하지만 갑자기 일이 바빠진 A씨는 첫날 이후로 줄곧 운동을 하러 가지 못했다. 결국 계약 해지를 요청한 A씨에 헬스장 측이 돌려준 이용료는 고작 13만원. 할인가가 아닌 한 달치 정상 이용료와 카드 수수료 등 총 14만원이 위약금으로 공제됐다는 것이 헬스장 측의 설명이었다. 말도 안 된다고 항의하는 A씨에 헬스장 측은 "그러시면 그냥 계속 다니시라"는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헬스장 등 대중체육시설 이용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중체육시설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는 ▦2010년 1만2,033건 ▦2011년 1만5,600건 ▦2012년 2만339건으로 해마다 30% 정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ㆍ처리된 피해구제 건도 1,341건에 달해 1년 전(946건)보다 41.8% 급증했다.

가장 많은 불만 유형은 사업자의 '중도해지 거절'이었다.


2012년 소비자원이 피해 구제한 1,341건 가운데 1,097건(81.8%)이 계약해제ㆍ해지 요청의 거절로 분석됐다. 큰 폭의 가격 할인이나 무료 이용기간 혜택 등을 앞세워 3개월 이상의 장기계약을 유도한 후 이용자들이 이사ㆍ건강 등의 사유로 중도 해지를 요청하면 이를 거부하는 경우 등이 이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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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지 거절과 사실상 동일한 불만으로 분류될 수 있는 '과다 위약금 피해'와 '청약철회 거부' 등도 각각 47건(3.5%), 32건(2.4%)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처럼 사업자의 위법 행위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지자체의 관리ㆍ감독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법행위를 감독할 수 있는 관련법 조항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원이 지난해 관할 지자체 등에 통보한 업체의 위반행위 223건 가운데 과태료나 시정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건은 16건에 불과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중도해지 거부 금지 조항 등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윤성 소비자원 거래조사팀장은 "현재는 아주 심각하거나 상습적인 악질 행위에 관해서만 '방문판매법'을 적용해 처벌하고 있는 실정인데 아무래도 적용이 모호한 부분이 많다"며 "이 문제는 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 무렵에는 관련 법 조항을 입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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