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남북간 군사대치 지역인 서해가 남북간 수산협력을 통해 평화와 공존의 지역으로 거듭날 지 주목되고 있다.
남북은 9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진행된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남북 공동어로를 포함한 수산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남북은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3∼4명의 수산협력실무협의회를 구성해 25일부터 사흘간 개성에서 첫 번째 회의를 갖게 된다.
남북은 첫 회의에서 서해상의 평화정착과 남북 어민의 공동이익을 보장하고자공동어로, 양식, 수산물가공 등 어업협력 문제들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북측은 이와 관련 "우리는 청정해역으로 좋은 지역이 많고 남쪽에서 밧줄을 지원해 주면 된다"면서 "수산물 가공공장도 남북이 협력할 수 있고 남측 소비자의 수요에 맞게 생산할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서해에서는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연평해전(1999년)과 서해교전(2002년)으로 양측에서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긴장이 계속돼왔다.
비록 지난 해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함정간 무선통신을 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긴장의 파고는 다소 줄어드는 듯 했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 같은 긴장의 배경에는 `꽃게잡이'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던 감안하면 남북간공동어로 등 수산협력은 긴장 완화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서해상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어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간 수산협력은 남북 수산 당국간 협력 뿐아니라, 북측의 군부와도 연계될 수 밖에 없어 앞으로 전개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간 수산협력은 수산협력실무협의회는 물론, 양측이 장관급회담에서 재개키로 합의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박흥렬 회담 대변인은 "불법어로 단속 등은 수산협력 측면도 있지만 북측 입장에서는 군사분야와 관련돼 있다"며 "앞으로 수산협력실무협의회와 각종 군사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군부의 참여 여부에 대해 "이번 회담에서도 가시적인 노력은 했지만 수산협력실무협의회 인적 구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날 공동합의문에 언급된 `군사적 보장조치가 마련되는데 따라'라는 문구를 설명하면서 "조만간 장성급회담이 열릴 것"라고 언급했다.
수산협력의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이를 빌미로 북측이 혹시라도 서해상 NLL의 무력화를 시도한다면 수산협력은 큰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도 남북간 수산협력이 양측 어민들에게 이득이 되고 평화 정착을 가져올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면서도, 만에 하나 북한이 NLL을 무력화하려고 기도할 경우이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