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 곪을대로 곪은 한국 교회 … 근원은 편의주의 신학

■ 천하무적 아르뱅주의

신광은 지음, 포이에마 펴냄


헌금을 받고 술집을 드나드는 목사, 고아나 다름없는 소녀를 상대로 수 년간 성폭행을 일삼은 목사, 논문 표절…. 이 같은 개신교 목회자들의 각종 비리의 근원은 무엇일까? 소장 신학자이자 대전 열음터교회를 이끌고 있는 저자는 "한국교회 비리의 근원은 괴물신학 '아르뱅주의'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아르뱅주의'는 아르미니우스주의(Arminianism)와 칼뱅주의(Calvinism)가 합쳐진 최악의 조합이란 뜻으로 저자가 만든 신조어다. 아르미니우스주의 식 '구원의 확신'과 칼뱅주의 식 '성도의 견인'을 입맛대로 결합한 편의주의 신학으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발행하고 있는 21세기형 면죄부라고 신 목사는 규정한다.


'아르뱅주의'를 저자는 타락, 선택, 속죄, 은혜, 견인 등 다섯 가지 요소로 나눠 설명해 나간다. 타락과 관련해서는 은혜로 인간을 구원한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인간은 전적으로 무능력하다(칼뱅주의)고 주장하지만, 인간이 복음을 받아들이기로 결단할 수 있다(아르미니우스주의)는 점은 의심하지 않는다. 은혜에 있어서는 불신자는 스스로 복음을 믿기를 거부해 지옥에 가고, 신자는 복음을 믿기로 결단했기 때문에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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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니우스주의의 '저항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가깝다. 견인에 관해선 칼뱅주의적이다. 대부분의 신자는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고 굳게 믿는다. 한 번 받은 구원이 결코 취소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견인 교리를 확실히 붙잡는 것이다. 아르뱅주의자들이 선택이라는 용어를 좋아하는 이유도 구원을 위해 인간이 어떤 공로나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이해하기 때문이라 꼬집는다.

신 목사는 한국에서 '아르뱅주의'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한다. 그 중 하나가 편의주의. 성서에서 마음에 맞는 구절이 있으면 가져다 인용하고, 칼뱅주의나 아르미니우스주의 신학도 아무렇게나 가져다가 '만들고 싶은 것'을 제멋대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면죄부를 발행하는 한국 교회는 복음을 살인면허로 바꿔놓고 있다"며 한국 교회를 '개신교 역사상 가장 부패한 교회'로 보는 현실 인식과 위기의식을 깔고 과감한 분석을 이어간다. 스스로 "워낙 예민하고 조심스러우며 위험천만한 작업이라 솔직히 두려움이 앞선다"고 고백할 정도로 과감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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