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마커' 세계시장 석권
무명의 중소기업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 이오테크닉스(대표 성규동)는 반도체용 레이저 응용장비를 제조하는 중소업체다. 주력제품은 반도체 칩에 제조업체의 상표나 제품번호를 새기는 레이저 마커(Laser Marker).
기존에는 칩 표면위에 구리판을 대고 레이저를 쏘아 상표등을 새겨 넣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개발한 레이저 마커는 펜처럼 생긴 제품으로 구리판이 없어도 글씨를 쓰듯 곧바로 마킹이 가능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레이저마커를 마이크론,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에이엠디) 등 80여개의 해외 유명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생산기지로 불리는 동남아지역에선 이오테크닉스가 각국별 40~70%의 레이저 마커 시장을 차지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독일기업인 로핑지나르나 미국기업인 지에스아이루모닉스등 경쟁사들은 모두 나스닥 상장업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철판 절단등에 주로 쓰이는 저가의 고출력 제품 생산에 주력, 매출 규모는 크지만 순이익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일본업체들도 펜타입의 신기술 제품 앞에선 무기력해 졌다. 이오테크닉스의 성공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및 반도체용 저출력 제품개발로 틈새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수출비중은 70%로 지난해 레이저마커의 해외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재 총매출의 80%를 레이저마커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웨이퍼 마커, PCB드릴러등 신제품의 매출비중을 30%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정보통신장비등의 수요급증으로 전년대비 88%나 증가한 36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PCB드릴러등 신제품을 대덕단지에 공급키로하는등 추가수주가 늘고 있어 올매출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성규동 사장은 "매출폭 확대로 직원도 두배 가까이 늘어나 현재는 시스템 안정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올해는 생산설비 확충과 스페이스 확보등 조직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0년 8월 코스닥에 등록한 이 회사는 성규동 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49%, 대만산업은행(CDIB) 14%, 우리사주가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류해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