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전] 자회사 챙기기 눈살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기공이 최근 퇴직인력을 모아 분사를 단행하면서 일부 사업을 이관키로 해 공기업 구조조정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한전기공은 특히 퇴직인력들로 채워진 분사기업 종업원들의 임금을 3년동안 보장해주고 같은 기간 동안 경상물량도 보장해주는 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 기업 구조조정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는 분사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할 공기업이 분사를 빌미로 퇴직인력 챙기기에 노골적으로 나서 정부의 공기업개혁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산업자원부및 한전기공에 따르면 한전기공은 지난달 18일 한시퇴직자들로 채워진 별도 법인 한국플랜트서비스(대표 김신배)를 설립하고 오는 16일부터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한전기공은 자본금 1억4,000만원 규모의 한국플랜트가 발기인 4명이 지분의 35%를 출자하고 종업원이 65%를 출자해 만든 종업원지주회사라고 밝혔다. 종업원 매수(EBO, EMPLOYEE BUY-OUT)방식으로 설립된 분사기업이라는 설명이다. 한전기공은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맞춰 독점체제인 발전플랜트 종합정비분야에 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분사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전기공 퇴직인력에 대한 배려가 짙게 배어있어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한전기공의 내부문건에 따르면 한국플랜트 종업원의 임금은 한전기공에서 퇴직전 노사합의 된 조건에 따라 보장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플랜트가 유지될 수 있도록 3년동안의 경상물량을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플랜트는 또 한전기공 건물 4층을 사무실로 쓰게 된다. 한전기공의 한 관계자는 『한국플랜트는 100여명의 한시퇴직자로 설립됐으나, 올해내로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250명수준까지 직원수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전기공은 핵심 업무외에 단순 기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한국플랜트에 이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플랜트는 모양만 분사형태를 갖췄지 실질적으로는 자회사나 다름없는 셈이다. 한전기공의 이번 분사는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공기업개혁에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기획예산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기업이 분사를 단행하고 분사기업의 자립을 위해 일정기간동안 뒤를 봐주는 것은 인정이 되나 구조조정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분사는 엄단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며 『한전기공의 분사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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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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