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대지진 한달] "이참에 日부품비중 줄이자"

대체 공급라인 확보 서둘러<br>■ 국내외 기업 움직임<br>글로벌 부품·소재기업 국내유치 등 적극 추진


동일본 대지진으로 글로벌 부품공급에 균열이 생기자 한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의 부품 공급기지인 일본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 부품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공장가동 중단과 감산 등 직격탄을 맞은 국내외 기업들은 '탈(脫)일본 부품소재' 방침을 정하고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면서 일본-한국-중국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서플라이(공급) 체인의 변화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이를 계기로 일본은 물론 미국ㆍ유럽의 부품소재 기업을 적극 유치, 부품소재 산업 글로벌화를 추진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한국이 탈일본의 대체지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으로 부품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차제에 98%인 부품 국내 자급률을 100%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국산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산 부품공급 부족으로 조업차질을 빚고 있는 르노삼성과 GM코리아는 물론 포드ㆍ제너럴모터스(GM)ㆍ볼보ㆍ크라이슬러ㆍBMW 등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기회에 대일 부품소재의 일본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공급선 다변화와 현지 부품조달 비율을 높이는 '현지완결형 공급망' 재구축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자동차 부품소재 분야에서 일본의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업체들이 공급선 다변화 입지로 한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최근 들어 커지고 있어 한국이 일본의 대체 부품공급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자업계 역시 탈일본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지진의 여파로 큰 애로를 겪은 세계 전자업체들로서는 리스크 분산을 위해 부품소재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일본은 세계 반도체 칩의 20%, 전자부품의 40%, 랩톱 컴퓨터 배터리의 10%가량을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과 관련, 일본 기업을 대체할 부품공급 업체를 찾고 있다. 또 대만의 HTC도 일본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칩과 전자부품을 다른 지역에서 공급받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이패드 2와 아이폰 등의 생산에 필요한 부품 확보에 애로를 겪은 애플은 반도체 칩 공급정책을 근본적으로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정점으로 하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흔들리자 국내 전문가들은 이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이 안전한 해외로 공장이전을 확대할 것에 대비해 일본 부품소재 기업들의 한국 유치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며 "지진, 전력공급 장애 등을 우려하는 미국ㆍ유럽 기업들의 한국 투자도 활성화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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