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작년 미술 경매社·화랑 매출 '최악'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 맞은 2008년보다 20% 이상 급감<br>블루칩 작가 작품가격 상승세 "올 바닥탈출 전환기" 기대


지난해 미술 경매사와 화랑의 매출 실적이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8년보다도 더욱 감소한 '최악의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현대, 가나아트갤러리 등 대형 화랑들과 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미술품 경매회사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반토막' 으로 떨어졌던 2008년 보다도 평균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현대(대표 도형태)의 경우 2007년 827억원이었던 매출이 2008년 406억원대로 떨어진 뒤 지난해에는 3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8억원에서 16억원으로 줄었다. 가나아트갤러리(대표 이옥경)의 경우 623억원대 매출이 2008년 323억원에 이어 지난해 244억원대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7억원대에서 약 2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두 화랑 모두 매출이 25% 정도씩 줄어 국내 미술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했다. 비교적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았던 갤러리서미, 아라리오 등도 매출이 줄어들었다. 국내 유일의 코스닥 상장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대표 이호재ㆍ이학준)은 매출액이 182억원에서 140억원대로 2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억9,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 손실로 돌아서, 적자전환 했다. 케이옥션(대표 김순응)은 2008년 100억원 매출이 지난해 77억여원으로 33%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6억원에서 25억원으로 증가했다. 2004년 회복세 이래 최악의 시기를 맞은 국내 미술시장은 그러나 지난해를 침체의 바닥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순응 K옥션 대표는 "지난해가 최악이었지만 올해 3월 첫 경매는 2009년 대비 2배의 실적을 올렸다"면서 "메이-모제스 지수 등 세계 미술시장 지수도 하강에서 상승으로 변곡선을 그린 만큼 올해가 전환의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불황 타개책으로 K옥션은 아시아 연합경매인 AAW의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며, 서울옥션은 디자인ㆍ사진 등 경매분야의 외연을 넓힐 전략을 펴고 있다. 화랑가 분위기에서도 '매기 회복'의 기운이 포착된다. 이우환 같은 '시장 주도주'인 블루칩 작가의 작품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황재형ㆍ사석원ㆍ김홍주ㆍ황영성ㆍ이왈종ㆍ강익중 등 대형화랑들이 장기 기획으로 준비한 인기작가들의 개인전이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미술시장 전문가인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그러나 "최근 화랑미술제를 비롯한 국내외 아트페어 실적은 나빴다"면서 "2006년 전후 기형적으로 상승한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가격 과대평가가 조정 중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매출감소는 금융위기와 거품제거의 결과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증가는 구매 증가로 이어질 희망적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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