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은 연일 밀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월에는 3월 수강생을 모집한 결과 신청자가 몰려 첫날에 청소년반 등 7개 과정이 모두 마감되기도 했다. 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효과로 수강생들이 평소보다 30~40% 정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폭넓은 생활스포츠 수요를 바탕으로 스포츠용품 산업에서도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지원부재와 무관심 속에 사실상 고사위기에 내몰린 토종산업을 되살리고 선진국처럼 스포츠용품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28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3조8,745억원으로 지난 2002년의 4조1,185억원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연일 해외에서 들려오는 선수들의 메달 낭보와 달리 관련 인프라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국내 업체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1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고가품은 미국과 일본에, 저가품은 중국과 동남아 제품에 밀려 산업기반을 급속히 잃고 있다. 한 축구공 제조업체 관계자는 "품질은 뛰어나지만 디자인이나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리다 보니 시장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며 "직원들 월급도 감당하기 힘들어 사업 포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스포츠용품 산업을 미래 성장잠재력이 큰 유망산업으로 삼아 정부 차원의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강점인 정보기술(IT)과 스포츠과학을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장비산업을 발전시키고 첨단용품을 개발하는 한편 글로벌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