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이르면 내달부터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과 비슷한 형태의 신탁상품을 내놓는다. 새 상품은 그간 저축성 위주로 운용돼온 은행 신탁상품이 본격적으로 투자상품으로 변모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뮤추얼펀드나 주식형 수익증권 등 증권·투신사들과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8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 등 12개 은행 신탁담당 실무자들로 구성된 「신상품 개발 공동작업반」은 최근 은행신탁 신상품에 대한 표준모델을 만들고,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거쳐 이르면 내달부터 새로운 신탁상품을 시판키로 했다.
은행 신탁상품은 기존에는 최대 1조원 이상의 대형 규모로 운용돼 왔으나, 이번에 새로운 상품이 나올 경우 수백억 단위의 중소형 펀드가 시장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이 이번에 개발을 완료한 신탁 신상품은 펀드규모를 미리 정해놓고 일정기간 고객을 모집한후 추가 설정없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단위형상품」과 펀드 설정후 추가설정이 가능한 「추가형상품」 등이다.
단위형 상품은 특히 뮤추얼펀드가 일반적으로 중도해지가 불가능한데 비해 펀드 운용기간에도 중도 해지를 할 수 있다는데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단 중도해지할 경우 은행이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해지수수료를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새 상품의 수익률을 현재 11% 수준인 여타 실적신탁상품보다 높은 고배당률을 유지하고, 신탁기간도 최대 6개월미만까지 단기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신탁담당자는 『신상품이 개발될 경우 그간 위축돼 있던 은행신탁상품에 다시 활기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뮤추얼펀드 등과도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갖출 수 있으며, 기존 신종적립신탁 등에 대한 대체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공동작업에 참여한 은행은 한빛 조흥 외환 제일 서울 등 시중은행과 한미 등 후발은행, 기업 주택 국민 농협 등이다. 【김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