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경제 임금착취로 성장 해외투자 줄면 붕괴될 것"

'중국이라는 거짓말…' 국내출간 맞춰 방한한 기 소르망


“중국의 경제 발전은 특별하지도 않고 기적이라 부를만한 것도 없다. 창의성도 찾아볼 수 없다. 중국 경제 발전은 오직 중국 공산당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프롤레타리아 노동자의 임금 착취를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문명 비평가 기 소르망이 방한했다. ‘중국이라는 거짓말-경제 성장의 장막에 가려진 중국’이란 책의 국내 출간에 맞춰 지난 3일 입국한 그는 4일 서울 중구 프랑스 문화원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났다. 1944년 폴란드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석학. 세계 각국 언론은 그를 “유럽의 지성”으로 치켜 세운다. 그는 소르본느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지구촌 곳곳을 여행하며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열린 세계와 문명창조’ ‘진보와 그들의 적들’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세기’ 등을 저술했으며 ‘르 피가로’, ‘월 스트리트 저널’, ‘아사히’ 등 세계적 언론에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 초 프랑스에서 출간된 그의 신간 ‘중국이라는 거짓말’은 유럽과 미국은 물론 중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에서 중국 정부와 기업가들에 의해 황금 빛으로 치장된 중국의 이면을 들춰냈다. 기 소르망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서 벗어나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과 경제성장에서 소외된 가난한 중국인들의 현실에 관심을 가지라고 호소하고 있다. 아래는 일문일답. -책을 저술하게 된 배경은 ▦최근 경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중국인은 가난하다. 물질적 측면 뿐 아니다. 인구의 70%가 자신의 삶이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중국인은 정신적ㆍ심리적으로 빈곤하다. 경제 성장의 환상에 가려진 중국 현실 모습을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전해주고 싶었다. -이 책 출간 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위협을 받지는 않았나. ▦중국 정부는 98년 베이징 올림픽 반대 운동을 벌일까 두려워 하며 서구 지식인들에게 신중하게 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책에 언급된 사실은 정확한 것들이며 틀린 내용이 없다”고 공식 반응했다.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이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고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경제 발전보다는 중국의 정치ㆍ군사ㆍ외교적 힘을 강화하는데 만 혈안이 돼 있다. -중국의 인권현실을 고발하는 미국의 중국인권보고서와 이 책이 다른점이 있다면. ▦미국의 중국인권보고서는 주로 사형제도 등 개별적인 사안에 집중돼 있다. 이 책은 고질적인 시스템으로 변해버린 중국의 부패와 인권 침해에 주목하고 있다. 농촌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중국은 절대로 부패를 척결할 수 없다. 중국 공산당 스스로 부패가 있어야만 자신들이 원하는 경제발전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과 비슷한 경제 발전의 길을 걸어갈 가능성은 없나. ▦중국 경제의 변화 발전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창의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발전의 혜택을 국민의 90%가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발전 혜택을 누리는 비중이 20%도 안 된다. 그나마 이 20%도 공산당과 연관된 이들에게 집중돼 있다. 지금 중국의 경제 발전은 오직 외부적인 힘에 의해 유지될 뿐이다. 해외 투자 같은 외부적 수요가 감소하면 중국 경제는 붕괴될 것이다. 전 세계가 중국 경제 붕괴의 위협에 걱정하고 있는데 정작 두려워 할 것은 중국 경제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본질과 진실이다. -한국에서는 과거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서 오히려 중국이나 북한 정책의 협조자나 지원자로 변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 서구인들은 중국의 전체주의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에 대해 과거 소련에 대해 가졌던 태도를 그대로 중국에 적용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중국 공산당이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최근 중국의 반(反)한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류는 상당히 개인적인 문화다. 중국공산당이 두려워 하는 것은 한류가 지니고 있는 이 개인적인 문화 성향이다. 이 같은 문화적 사고의 부자유가 바로 중국의 경제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 1시간이 넘는 긴 간담회 동안 지속된 그의 나지막하면서도 또박또박한 목소리엔 강한 힘이 실려있었다. 한국과 북한을 6개월씩 방문한 뒤 책을 쓸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가능성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답했다. 기 소르망은 “실제로 북한에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일주일동안 생활하는 것이 마치 몇 주 지낸 것처럼 힘들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