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곽승준 “대기업이 더 관료적” 호된 비판

“2~3년 앞도 못 봐…환율혜택 오히려 독이 될 수도”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곽승준(사진) 위원장이 대기업을 겨냥,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일 뿐만 아니라 단기성과에 급급해 2∼3년도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며 강도 높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사람인 곽 위원장은 지난 17일 저녁 국내 금융회사가 주최한 세미나 특별강연에서 “(지난) 2년간 고환율로 좋았지만 대표 기업들이 수익을 많이 낸 것이 독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부처가 관료적이라고 하지만 대기업은 더 관료적이며 그때그때 성과로 포지션이 결정되기 때문에 절대로 2, 3년 앞을 내다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은 국내 대기업의 주요 업종인 전자ㆍ조선ㆍ자동차 등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가전에서 가장 셌지만 일본에 줘 버리고 기업을 시스템 반도체와 인터넷 등 고부가가치로 만들었다”며 “컬럼비아를 인수하고 콘텐츠 회사로 전환한 일본 소니는 경영진의 콘텐츠 마인드 부족으로 10년간 헤매고 있지만 힘들게라도 굴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중국) 하이얼한테 내줘야 한다”며 “가격은 반이지만 거의 (기술) 차이가 안 나고 삼성과 LG 공장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어 하이얼한테 먹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곽 위원장은 “(국내) 조선산업은 중국에 뺏겼다고 보고 있으며 자동차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의 자동차 등록 수 제한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잘하면 버틸 수 있고 잘못하면 못 버틴다고 본다”면서 “전자 산업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의 대기업 비판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낙제를 면할 수준’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후 나온 것으로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열린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현 경제정책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과거 10년에 비해 상당히 성장을 해왔으니 낙제점을 주면 안되겠죠”라고 말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내심 크게 불쾌했으나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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