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조계 스포트라이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벼랑 끝 160개 기업 회생 위해 전력투구<br>쌍용차 조기 회생 성과 이어 최근 신성건설·대한해운 씨름<br>이해관계자 갈등 조정이 관건

지대운 파산부 수석부장판사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의 최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파산부 주심 판사의 판단은 기업의 앞날을 좌우한다는 이유에서 항상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불거진 광주지법 파산부 선재성 부장판사 파문에 대법원이 부랴부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도 파산부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국내 최대의 파산 담당 부서로 꼽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현재 160여개 기업을 맡고 있다. 이들 회사의 자산규모만 지난 3월 14일 회생절차가 끝난 쌍용차를 포함해 8조원에 달한다. 중앙지법 파산부가 맡고 있는 기업 가운데 현재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신성건설, 대한해운, 파이시티 등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부도로 쓰러진 신성건설은 올해 초 3번째로 매각이 무산돼 오는 4월 다시 매각작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국내 4대 해운회사이자 벌크선 업계 2위인 대한해운은 이제 막 회생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복합유통시설을 세우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파이시티는 신청과정부터 회사와 채권단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업회생절차는 입장이 갈리는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절차의 각 단계에서 잡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대운 수석부장판사(사진ㆍ53ㆍ연수원 13기)는 "결국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법원이 '살리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회생절차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회생절차가 끝난 쌍용자동차의 경우 '정치적 이슈'로 부각됐던 사건이기에 재판부의 부담감도 컸다. 지 수석부장판사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노사 양측과 채권단의 의견을 종합하려 애썼다"며 "'정반합의 구조처럼 다른 의견을 듣고 다시 또 합의하는 과정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회생절차의 주심이었던 유해용 부장판사(55, 연수원 19기)는 "마힌드라 인수가 결정된 후에도 인수금액을 두고 벌어진 양측의 밀고 당기기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상하이차의 기술유출 등 '먹튀'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국내 자동차업체가 외국자본에 팔린 두 번째 사례. 유 부장판사는 "상하이차 트라우마가 있었다"며 "매각장이 활발하지 않아 더 좋은 조건을 따질 상황은 아니었지만 법원은 마힌드라의 진정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최근 2월 인사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친 정준영 부장판사(44, 20기)를 새 식구로 맞았다. 정 부장판사의 부임으로 기업회생을 담당해 온 유 부장판사는 회생대신 기업파산 여부를 주로 가리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회생절차의 성공적 종결에는 공정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회생 실무 준칙'을 세워 체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외부인사로 꾸려진 '기업회생관리위원회'를 통해 보다 투명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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