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强달러ㆍ高유가..국제 금융자본 '곤욕'

美 금리인상說ㆍ헤지펀드까지 적자…채권투자자는 사색

저금리ㆍ약달러기조가 깨지고 비수기를 맞아 내림세를 보이리라던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등 지금까지 ‘그럴 것이다’고 믿었던 세계경제의 방향이 뒤틀리면서 헤지펀드와 채권투자 등 국제금융자본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달 미국의 FOMC의 금리인상시사발언으로 저금리기조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채권에 투자했던 국제 ‘큰 손’들이 엄청난 손실을 보았고, 장기적인 약달러추세를 점치며 다른 기축통화에 투자했던 국제자본들이 상황이 역전돼 떼돈을 날리고 있다. 금리나 환율차 등을 교묘히 이용해 고수익을 누려왔던 헤지펀드들은 작년까지 연15%의 고수익을 올렸으나 지난달에는 적자를 냈다. ◇승승장구하던 헤지펀드들도 손실=
시장이 불안할 때, 강세장보다는 약세장에서 더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던 헤지펀드들도 이번 상황은 피하지 못했다. 사실 올 1ㆍ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달러약세, 초저금리지속이 시장의 대세였다. 그러나 지난 달부터 미국의 경제상황이 급격히 호전되면서 금리인상설이 나돌더니 채권값이 주저앉고 달러가 강세를 돌아섰다. 보통 3개월 또는 6개월 뒤에 거래되는 선물에 투자한 투자자본들로서는 역공을 당한 것이다. 결국 달러 외 통화에 투자했던 펀드들은 올들어 4월말 현재 평균 4~8%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조차 외환투자로 600억달러를 날렸을 정도다. 9억4,000만달러의 펀드를 굴리는 어스펙트도 호주달러와 엔화, 파운드에 투자했다 7.7%의 손실을 입었다. 또 9,000만달러의 펀드를 운용하는 AHL다이버시파이드는 외환투자로 같은 기간 10%의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헤지펀드들이 상당수 적자를 볼 것이며,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점쳤다. GAM의 데이비드 스미스 대표는 “투자자들은 헤지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연금술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투자자는 초비상=
그동안 8월중에나 인상되리라던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두달 앞당겨진 다음달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굳혀지면서 채권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사색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두달 동안 미국 재무부 채권과 회사채의 총가치는 무려 3,600억달러 가량 줄었다. 이 기간중 10년짜리 재무부 채권수익률도 1.12%포인트나 뛰는 등 금리인상을 우려한 채권투자자들이 보유채권을 시장에 대거 매도하면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채권가격은 8% 남짓 떨어졌다. 특히 저금리 단기자금을 빌려 고금리 장기채에 투자해 이익을 챙기는 캐리 트레이더(carry trader)의 고통이 크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의 저금리 정책에 편승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및 이머징 마켓, 고수익 채권 등에 대거 투자했는데 채권가격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저금리기조에 편승해 지난 18개월동안 연3%의 수익을 얻었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MFS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스완슨 수석투자전략가는 “미국의 약달러와 저금리를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빌려 신흥시장 투자에 나선 채권펀드들의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 조짐으로 원금손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가능성은 세계 정크본드시장도 흔들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이 확산될 경우 투자부적격 기업들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금리를 높이거나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채권인수자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철강회사인 코러스는 5억9,4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연기했고, 미국의 가방회사인 샘소나이트, 화장품회사인 레브론, 독일 화학기업인 브렌택 등도 채권발행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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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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