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구입한 직장인 김성령씨는 한 달도 안돼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가슴을 쳤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대리점에서 상담원이 "비싼 기기니까 보험에 가입해두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지만 괜찮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만일 김씨가 한 달에 3,500원씩 납부하는 휴대전화 보험에 가입했더라면 5만원만 내고 다시 똑같은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었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고가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휴대전화 보험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가지의 보험상품만 출시했던 SK텔레콤은 최근 '폰세이프 2.0'이라는 이름으로 3종의 보험상품을 내놓았다. 기존 상품의 최대 지원금액은 50만원으로 비싼 스마트폰을 다시 구입하기엔 턱없이 모자랐지만, 새 상품 3종 중 폰세이프 35를 선택하면 최대 지원금액이 90만원이다. 할부금 및 위약금도 신규 단말로 승계할 수 있게 돼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통합LG텔레콤도 보험료를 4,000~5,000원에서 2,000~3,000원으로 낮춘 '폰케어 플러스'를 이달 초 선보였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도난 당했을 경우 5~7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내고 50만~7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통합LG텔레콤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각종 서비스도 제공한다. 분실사고 없이 2년간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가입자 등급에 따라 휴대전화 기기를 변경할 때 4~12만원을 지원해 준다. 또 직접 가입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휴대전화 애프터서비스(AS)를 대행해 주기도 하고, AS기간 동안 임대폰 무료 대여 서비스도 해준다. KT는 지난 2월 기존의 '단말기 안심 보험'을 업그레이드한 '쇼폰케어'를 내놓았다. 월 보험료 2,000~3,000원에 최대 보상한도액 40만~70만원으로 경쟁사의 보험 상품과 별다른 차이는 없지만, 아이폰 열풍에 힘입어 가입자 수가 가장 많다. 한편 통신사들은 새 휴대전화가 금세 싫증나 허위로 분실 신고를 하는 이른바 '블랙 컨슈머'를 가려내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허위 분실신고를 막기 위해 이용자들이 경찰서를 통해 도난ㆍ분실 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보험을 이용한 기기변경을 신청할 경우 상세한 사고 경위서를 작성해야 한다. 도난ㆍ분실 신고된 휴대전화에는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걸린다. 이밖에 가입제한도 있어 두 번 연속으로 폰세이프 2.0을 통해 기기변경 혜택을 받은 이용자는 향후 1년간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