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달 탐사 등 우주개척 시대 앞당긴다

국내 첫 정지궤도 통신해양기상 위성 '천리안' 24일 하늘로<br>세계 7번째 기상위성 보유… 달 착륙선 등에 적용<br>국내 주도 2018년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 발사<br>영상시스템 등 위성 탑재체 자체기술 확보도 총력


천리안위성 상상도.

국내 첫 정지궤도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이 24일 오전 아리안 발사체에 탑재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르발사장에서 우주로 발사된다. 발사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 보유국이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천리안 위성이 향후 7년간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에서 최대 8분 간격으로 관련 정보를 보낼 예정인 만큼 기상 예보의 정확도나 해양자원의 관리 및 활용 등 해양영토 관리의 효율성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리안 위성은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한 아리랑 1, 2호 위성을 비롯해 향후 발사예정인 위성들은 모두 저궤도 위성들이다. 정지궤도 위성 개발을 통해 확보되는 기술은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향후 달 탐사위성개발에 적용되는 등 우주개척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 다. ◇우주개발의 핵심 축 인공위성=지난 1957년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1호가 최초로 발사된 후 현재까지 약 6,000여개의 인공위성이 우주궤도에 발사됐다. 우주발사체와 더불어 국내 우주개발의 핵심 축은 바로 인공위성이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공위성 개발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저궤도 인공위성인 아리랑 시리즈, 고궤도 인공위성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시리즈, 그리고 과학기술위성 시리즈로 나뉘어진다.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시리즈는 1999년 1호, 2006년 2호가 발사됐으며 오는 2012년까지 3호, 3A호, 5호가 잇따라 발사될 예정이다. 아리랑 시리즈는 모두 지상 600~800㎞ 상공을 돌기 때문에 저궤도 위성이라고 부른다. 과학기술위성 시리즈는 순수 과학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무게도 100~150㎏ 내외에 불과한 저궤도 소형위성이다. 과학기술위성 1호는 2003년 9월 러시아에서 발사됐으며 과학기술위성 2호는 나로호에 탑재됐지만 발사 실패로 공중분해라는 비운을 맞았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2011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본체는 KAIST 인공위성센터가, 주탑재체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은 약 3만6,000㎞ 고도에서 지구의 자전주기와 동일한 공전주기를 가지고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이다. 정지궤도 위성은 실시간으로 기상 및 해양 관측, 통신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전세계 상업용 위성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정지궤도 위성은 저궤도 위성과 달리 3만6,000㎞ 상공의 고궤도에 올릴 수 있는 액체추진 엔진기술과 우주방사선 차폐기술, 그리고 원격 통신기술 등이 필요하다. 특히 이 액체추진 엔진기술과 우주방사선 차폐기술의 경우 향후 달 탐사위성과 달 착륙선 개발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액체추진 로켓을 점화와 재점화를 반복하며 단계적으로 궤도를 상승시키는 기술은 달 탐사위성을 달 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수적이다. 달 탐사위성의 경우 발사체를 이용해 곧장 달을 향해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궤도를 돌며 궤도 상승을 통해 점차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나 달 궤도에 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위성이 지구에서 멀어져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을 벗어날수록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우주방사선 차폐기술도 요구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내년부터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기 연구개발(R&D)에 착수해 2018년께 발사할 계획이다.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기의 경우 프랑스 아스트리움사와 공동 개발한 천리안과 달리 설계 및 제작을 국내 주도로 추진해 정지궤도 위성 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성봉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통신해양기상위성사업단장은 "2018년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는 기상 및 해양관측, 한반도 주변의 환경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이를 통해 국내에서 필요한 통신위성 수요를 충당해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 탑재체 자체기술 확보 나서=위성 본체 제작 기술에 비해 전자광학 망원경과 전천후 레이더시스템과 같은 탑재체 기술은 상대적으로 뒤진 상태다. 탑재체 기술은 우주선진국 대비 50~60% 수준으로 그동안 위성 본체와 발사체 개발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위성 탑재체 자체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과학기술 3호 위성의 주 탑재체인 다목적 적외선 영상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적외선 영상시스템에는 두 대의 우주 및 지구관측용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우주탄생의 신비를 밝히는 연구에 활용된다. 이 적외선 카메라는 가로 세로 60㎝, 높이 30㎝, 무게 30㎏로 매우 작은 크기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관측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연구가 취약한 1~2㎛ 대역의 근적외선 대역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대희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천문기술개발그룹장은 "이 적외선 탑재체는 설계 및 개발, 시험을 모두 국내 순수기술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위성 통신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천리안 위성에 탑재된 통신 탑재체를 개발했다. 통신 탑재체는 위성이 우주공간의 정지궤도를 돌 때 초고속 위성 인터넷, 위성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 내 핵심 모듈이다. ETRI는 초기설계부터 제작ㆍ조립 및 시험 등의 전과정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하는 등 국산화율 80% 이상을 달성했다. ETRI의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위성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ㆍ코스페이스ㆍ대한항공ㆍ엠엔엠링스가 공동개발형태로 위성중계기 및 안테나 제작을 담당해 기술력을 향상시켰다. ETRI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술력으로 국산화 개발된 통신 탑재체가 우주에서의 정상 동작을 통한 신뢰도와 안정성이 입증되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통신위성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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