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유럽 이어 對美 수출도 급격 위축

7월 증가율 2.5%로 2개월 연속 하락세… 정부, 무역동향 점검회의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리스크가 가속화되면서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수출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정부도 수출전선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무역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16일 관세청이 내놓은 지난 7월 수출입 동향(확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5%에 그치면서 한자릿수대로 급감했다. 지난달 미국 수출액은 47억달러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액이 50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특히 지난달 대미 수출 증가율은 2009년 12월(-3.8%)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여서 미국의 경기침체 여파가 수출에 좀 더 악영향을 미칠 때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졌다. 더욱이 최근 미국은 신용강등까지 당한 터라 이 타격까지 더해질 경우 향후 대미 수출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정위기 리스크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유럽으로의 수출도 크게 줄고 있다. 지난달 대(對)EU 수출은 42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나 감소했다. 6월 증가율이 하락세(-10%)로 돌아선 데 이어 그 폭이 더 가팔라졌다. 주력 품목인 선박이 71.2%나 급감한 가운데 자동차 수입 등은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되레 크게 늘면서 EU와의 무역수지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1억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달 한ㆍEU FTA 시행 한 달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현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리나라로서는 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국가 신용강등에 따른 대외 무역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정부도 비상대응에 나섰다. 이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업종별 단체장과 무역유관 기관장 등 20명과 함께 무역동향 점검회의를 갖고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신흥 개도국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잘 이용한다면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무역 1조달러 달성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8월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은 아직 큰 폭의 위축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수출액은 1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이 2개월 이후인 점을 고려할 때 4ㆍ4분기에는 수출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표면적으로는 수출이 큰 영향을 받은 징후는 없다"며 "다만 미국의 신용강등 파장이 실물까지 확산될 경우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수출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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