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로 부실감독에 대한 비난이 들끓어 금융감독원의 금융권 감사 파견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감사원 출신들이 빈 자리를 채우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근 감사원 출신들은 은행은 물론 보험과 카드사에 이어 저축은행과 신용평가사 등으로 진출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일제히 치러진 저축은행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원 출신들이 상당수 감사로 재선임됐다. 한국저축은행은 감사원 국장 출신인 신모 감사를 재선임하고 2년 임기를 새로 부여했다. 진흥저축은행 역시 감사원 고위공무원 출신인 정모씨를 감사로 재신임했다. 올 들어 저축은행 16개가 영업정지된 파장 속에서 금감원 출신 저축은행 감사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와중에도 감사원 출신들은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기업은행 감사에 감사원 1급 출신인 윤영일 전 감사교육원장이 선임됐다. 당초 청와대는 이모 전 민원제도비서관을 기업은행 감사에 내정했다 반발 여론이 거세자 철회했다. 전문성이 없는 정치인 출신이 보은 차원에서 고액연봉을 받는 시중은행 감사로 낙하산을 탄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감사원 출신이 어부지리를 한 셈이다. 낙하산 논란 속에서도 정치인 출신과 달리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정부 사정에도 밝아 감사원 출신들의 몸값은 금융권 전반에서 높아지는 추세다. 올 들어서도 우리은행과 삼성카드가 3월 감사원에서 퇴임한 고위공무원들을 감사로 선임했으며 서울신용평가 역시 감사원 3급 간부를 감사로 뽑았다. 일반기업인 P사도 올해 감사원 출신을 감사로 받아들였다. 지난해에는 삼성생명과 금호생명∙KB생명 등 보험사들과 하이자산운용∙하나UBS자산운용∙계룡건설∙삼성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 등이 감사원 출신 간부들을 감사나 사외이사 등으로 영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