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회복세 美경제, 고유가 벽에 막히나

경제 전문가 1분기 성장률 잇단 하향 조정<br>유가 상승 지속땐 일시적 어려움 겪을수도


중동ㆍ북아프리카 정정 불안 속에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유가가 미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복병으로 등장했다. 최근 미국의 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으로 미국의 1ㆍ4분기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이들은 2ㆍ4분기부터는 미국 경제가 다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유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휘청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마켓워치는 4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12명을 대상으로 1ㆍ4분기 미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종합한 결과 평균 2.4%로 지난 주 2.8%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올초 예상치인 3.5%에 비해서는 무려 1.1%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1ㆍ4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5%까지 끌어내렸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에너지와 일부 식품 가격의 가파른 상승 탓에 기대에 못 미치는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소비 지출은 1월엔 변동이 없었으며 2월에는 겨우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던 해리스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에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1ㆍ4분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낮췄지만 2ㆍ4분기부터는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경제 성장률도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ㆍ4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문가 평균 예상치는 3.8%로 4%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2ㆍ4분기 WTI 평균 가격을 99달러로 전망하는 등 1ㆍ4분기 대비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관측이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하는 등 중동ㆍ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이 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을 계속 키우고 있어 2ㆍ4분기 이후 경제 성장에 대해 확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즈는 골드만삭스와 달리 2ㆍ4분기 WTI 평균 가격이 113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석유수출기구(OPEC)의 순번 의장국인 이란의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현재 유가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국제유가가 앞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이 안정화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생필품 이외의 것을 구입할 여력이 없어진다"며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는 1ㆍ4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오는 28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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