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출자총액제한제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계의 ‘폐지론’ 주장 근거는 출자총액제한제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고 ▦국내기업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출자총액제는 우리나라에만 유일 하게 존재하는 시대착오적인 기업규제”라며 “글로벌 경제시대에 기업에투자나 출자를 못하게 하면 해외시장에 나가서 뭘 갖고 싸우란 말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기업투자 발목잡기= 지난 87년에 도입된 출자총액제한제는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 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회사의 주식 등을 취득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2월 잠시 폐지됐다가 경제력 집중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2000년에 부활됐다.
그러나 출자총액제는 ‘공정경쟁의 촉진’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오히려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를 가로막고,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최근 삼성ㆍLGㆍ현대차 등 30대 그룹의 투자담당 임원들은 간담회를 갖고 “30대그룹의 올해 1ㆍ4분기 투자실적이 연초 계획했던 투자액(45조4,000억원)의 16.3%(7조4,000억원)에 그쳤다”며 그 탓을 기업투자 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로 돌렸다.
현 부회장은 “기업들은 좋은 투자계획도 있고 돈도 있지만 투자를 안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출자총액제한제를 없애야 하며,정부가 투자가 지연되는 투자 프로젝트를 일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기업 역차별 곤란= 재계는 출자총액제가 국내기업에만 적용돼 역차별이 심할 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기업에 대해 적대적 인수ㆍ합병(M&A)를 시도할 때 적절한 대응을 저해하는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 다고 주장한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국내기업들만 촐자총액을 제한하는 바람에 우리 기업들이 외국의 적대적 M&A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의 국내 지분율은 낮은 반면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알짜 기업들이 외국자본의 손에 속수무책으로 넘어갈 수도있다”고 우려했다.
재계는 또 최근 잇단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인수와 관련, 국내 산업자본의은행소유를 막고 재벌 소유 금융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 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차단정책’까지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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