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기술능력 30년만에 세계서 인정받아…다른 개발프로젝트도 참여 가능성 높여<BR>핵심 연구인력 육성등에 총 1,000억 투입
| 서상묵(왼쪽)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장이 20일 성남 서울 에어쇼장에서 보잉사의 웨이드 코넬리우스 부사장과‘보잉787 드림라이너’항공기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후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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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보잉사의 글로벌 파트너로 선정된 것은 세계적인 항공기 부품업체인 보트(Vought), 알레니아(Alenia) 등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그동안의 단순 하청 수준에서 벗어나 기술개발의 노하우를 독자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30년만에 독자개발력 국제 인정=대한항공은 지난 76년 휴즈사의 500MD 헬기 생산 계약을 따내 항공기 제조사업에 뛰어든 이후 민간여객기 제조사업에도 박차를 가해 양대 글로벌 메이저인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에 주요 부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이는 해외 선진업체들이 기존에 개발한 설계도면 등을 바탕으로 해당 부품을 단순 조립ㆍ생산하는 수준의 라이센스 조립생산 수준이었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보잉의 글로벌 파트너 계약을 따낸 것은 한마디로 우리나라가 항공기 분야의 ‘단순 기술국’에서 ‘고도 기술국’으로 올라섰음을 상징한다.
특히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신기종인 드림라이너의 초기개발단계에서부터 사업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는 것은 우리나라도 머지않은 장래에 항공기를 독자개발할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키우게 됐다.
실제로 웨이드 코넬리우스 보잉사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항공은 지난 20여년간 보잉사 여객기 거의 전 기종에 대해 부품을 공급해오면서 보잉사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며 “앞으로 이번 윙팁 부분 개발 이외에도 에어라이너와 관련한 다른 개발 프로젝트에도 대한항공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격찬했다.
◇핵심 연구인력 육성에 올인=더구나 대한항공은 독자적인 항공기 기술개발능력을 갖추기 위한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보잉 787 여객기 개발에 120여명의 개발진을 투입했으며 특히 이중 60여명의 설계 인력을 보잉사에 파견해놓았다. 또 총 1,000억원을 투입해 항공기 설계기술력 확보와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의 이세원 민항기사업관리팀 사업관리섹터장은 “드림라이너 항공기에는 윙팁만 해도 4,000여개에 달하는 중간부품이 들어가는 데 이들 부품수를 최소화해 비용을 줄이도록 설계하는 게 기술력”이라며 “이를 위해 사내 핵심 연구인력을 풀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