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스에 세 번 출전해 2승을 거뒀다.”(양용은)
“2년 전 공동 3위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매킬로이)
두 명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39ㆍKB금융그룹)과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가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에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앞다퉈 밝혔다.
양용은은 4일 대회장인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2ㆍ7,225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골프장에는 좋은 추억이 있어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운을 뗀 뒤 지난 6월 US오픈에서 매킬로이와 최종일 챔피언 조에서 벌인 대결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코스는 왼쪽으로 휘어지는 형태의 홀이 많아 드로 샷을 치는 매킬로이에게 딱 맞았고 매킬로이는 샷과 퍼트 모두 훌륭했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길 수 없었다”면서 “나는 이 곳에서 열린 한국오픈에 3차례 출전해 2006년ㆍ2010년 우승, 2007년 2위에 올랐다”며 설욕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2009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출전하는 세계랭킹 3위 매킬로이도 “공동 3위를 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응수하고 “13번과 16번홀 등 파3홀이 길고 까다로운 만큼 아이언 샷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US오픈 우승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부담감이 커졌다. 꾸준히 한 해에 몇 차례씩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양용은에게 10타 차 역전우승을 허용했던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도 “내가 무너져 우승을 놓쳤지만 그래도 올해 복수하러 나왔다”고 말해 또 하나의 설욕전을 예고했다. 함께 참석한 김경태(25ㆍ신한금융그룹)와 리키 파울러(23ㆍ미국) 역시 선전을 다짐했다.
최근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롱 퍼터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젊고 감각에 의존하는 퍼트를 구사한다는 공통점 때문인 듯 5명 모두 “퍼트는 홀에 어떤 클럽으로 치느냐보다 어떻게 집어넣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롱 퍼터 사용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양용은은 “퍼터 일부분을 몸에 고정시킨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은 있지만 그런 유리한 점이 수치로 표시되는 것도 아니고 퍼트는 거리를 맞추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룰을 바꿀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도 “최근 롱 퍼터를 이용한 선수들이 우승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여러 선수들이 이전부터 사용해왔다”면서 “롱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은 오히려 퍼팅에 약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시험 삼아 또는 연습 보조 기구로 롱 퍼터를 써봤다는 김경태와 노승열은 “도움이 되는 부분은 있지만 익숙한 전통적인 퍼터를 계속 쓸 생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에 오른 파울러는 원색 계열의 튀는 패션에 대해 “패션으로 내 개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옷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파랑과 초록색도 좋아하지만 (2년간 다녔던) 오클라호마주립대학을 상징하는 오렌지색을 가장 좋아한다. 한국 팬들에게도 샷과 함께 개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SBS골프가 전 라운드를 생중계한다. 한국오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양용은, 매킬로이, 파울러, 김대현(23ㆍ하이트) 등 주요 선수 4명의 모든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