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건너붙였어야 했다

제5보(66~80)

뤄시허의 바둑이 시원하다고 이세돌이 말하자 류재형이 맞장구를 쳤다. “그럴 수밖에. 이름이 우선 그렇거든. 뤄시허(羅洗河)의 이름은 물에다 씻는다는 뜻이니까 시원할 수밖에.” 흑69는 힘을 비축한 수. 검토실에서는 참고도1의 흑1, 3을 예측하고 있었는데 뤄시허는 그 코스를 흑편이 탐탁치 않다고 생각한 듯했다. 김성룡9단의 논평은 다음과 같았다. “이런 것은 기풍의 문제니까 우열을 논할 수는 없어요. 이 바둑의 감상 포인트는 뤄시허가 실전보의 흑69로 일껏 힘을 비축해 놓고서 정작 그 비축한 힘을 쏟아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흑75로 빵때린 수가 문제였다. ‘빵때림은 30집’ 이라는 바둑격언이 있지만 지금의 빵때림의 위력이 의심스러웠다. 최철한이 백76 이하 80으로 차단해 버리자 애초에 흑69로 힘을 비축했던 수가 심히 무색하게 되었다. 흑75로는 무조건 참고도2의 흑1에 건너붙였어야 했다. 백은 2에서 8로(8은 1의 자리 이음) 두는 수밖에 없는데 그때 9에서 11로 휘몰아치는 것이 행마의 요령이었고 작전의 일관성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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