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반까지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수세로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가 다시 게걸음을 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유로존 국채에 대한 무제한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주말 코스피지수가 급등하기는 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앞으로 상황도 낙관만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가 주춤한 데다 유럽 리스크 역시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부진이 여전한 상태이기에 국내 증시가 추세적인 강세로 전환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대형주보다는 다른 투자 대안을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적은 중소형주에 관심이 쏠리면서 불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종목이 부각하고 있다.
이중에서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종목이 엔터테인먼트와 레저주다. 소녀시대, 빅뱅 등 아이돌에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싸이까지 가세하며 K팝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데다 쟁쟁한 외국 블록버스터를 물리치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 등을 통해 확인되는 저력은 이들 종목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만든다. 국내 증시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레저ㆍ엔터주, 이제 그 가능성과 투자여건에 대해 한번 들여다 보자.
엔터테인먼트와 레저 관련 종목의 최근 강세가 무섭다. K-팝 돌풍과 한국영화의 선전, 그리고 외국 여행객 증가라는 겹호재에 시장 평균을 2배나 웃도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부담이 큰 대형주 대신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로 눈길을 돌리면서 주가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중소형주 위주로 실제로 코스닥시장의 오락ㆍ문화업종은 지난달 이후 이달 6일까지 16.24%나 올랐다. 코스닥지수(8.36%)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며 코스피지수(-0.04%)와도 비교할 수 조차 없는 많이 올랐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25.15%), 파라다이스(20.78%), 로엔(19.63%), 하나투어(19.47%), 에스엠(17.0%), GKL(15.46%), JYP엔터테인먼트(15.14%) 등은 10% 이상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레저ㆍ엔터주가 이처럼 초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전문가들은 강세 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가 큰 데다 유럽재정위기 역시 뚜렷한 해결책이 없고 글로벌 경기 침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 정보통신(IT) 등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온 대형주에 대한 매력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반면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레저ㆍ엔터주는 호재에 둘러싸여 있다.
우선 엔터테인먼트주는 K-팝 열풍과 한국영화의 흥행 돌풍 등으로 인해 실적 증가세가 뚜렷하다. 에스엠은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24억원, 10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2.5%, 336.4% 증가했다. 특히 해외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39.8%나 늘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ㆍ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보다 다소 낮았지만 지난 분기에 반영되지 못한 매출이 3ㆍ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880억원의 매출을 거두리라는 연간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여 목표주가로 7만원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의 흥행 대박 행진이 이어지면서 CJ CGV에 대한 투자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3ㆍ4분기에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 해외영화로 최대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 3ㆍ4분기에는 도둑들, 연가시, 바람과함께사라지다 등 한국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분기 최대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3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8%, 2.4% 늘어난 1,825억원, 3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0원으로 6% 가량 상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
카지노ㆍ여행 등 레저주에도 밝은 빛이 비추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제2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중국인 관광객의 비자 요건 완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중국 내 중산층 혹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를 2회 이상 방문한 중국인에게만 비자가 발급됐지만 앞으로 OECD 국가를 1회 방문한 중국인에게도 비자가 나오게 됐다.
중국 방문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호텔, 카지노, 여행업체 등이 전반적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평가된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222만명으로 지난 2010년에 비해 18% 증가했다"며 "정부가 비자 발급요건을 완화하면서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의 방문이 크게 늘어나 호텔, 카지노, 여행업체들이 두루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카지노업종도 입장객수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ㆍ4분기 드랍액(칩 구매금액)이 6,7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도 995억원, 24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각각 23.7%, 78.7% 증가했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라다이스는 중국인 VIP의 증가세가 뚜렷한 데다 워커힐 카지노 확장, 인천 리조트형 카지노 건설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높다"고 분석했다.
GKL은 지난 2ㆍ4분기에 매출 1,285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6.5%, 7.4% 감소하며 역성장했지만 3ㆍ4분기에 실적을 만회할 것으로 평가됐다. 박소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ㆍ4분기에 중국 VIP 모시기 전략을 일원화하기 위해 간접 마케팅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며 "3ㆍ4분기에는 드랍액이 9,4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호텔업종의 대표주인 호텔신라 역시 관광객의 증가로 인해 3ㆍ4분기 실적이 기대된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3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42억원, 5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4%, 56.5% 늘어날 것"이라며 "이달 들어 주가 조정을 받으며 주가수익비율(PER) 밴드의 하단에 자리해 상승 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행업종 역시 실적 성장세가 뚜렷해 투자 전망이 밝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국자수는 1,33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저가 항공사의 등장과 1,100원대의 양호한 원ㆍ달러 환율 흐름, 주5일제 수업실시로 가족 여행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행자수가 증가하면서 국내 대표여행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수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올 3ㆍ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43억원, 9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7.9%, 51.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40대 이상의 연령층이 이용하는 패키지 관광의 재출국 수요가 크게 늘며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9,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16.9% 상향 조정하고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7.4% 높인다"며 "여름 성수기에 사상 최대의 출국자를 기록하며 실적 증대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호텔사업 진출 등 신사업에서도 성장 기대감이 높다"고 분석했다.
와이지엔터 주가 이끌까 강동효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