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전거 매출 급브레이크

추위·잦은 비에 봄 특수 사라져… 3·4월 절반 가까이 뚝


# 서울 송파구에서 30년 넘게 자전거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올 봄 유난히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울상이다. 한창 자전거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지난 4월 매출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 그는 "자전거가 팔리려면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올해는 날씨 때문에 죽겠다"며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고 장마까지 오면 가을이나 돼야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최근 예측하기 어려운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불황을 모르던 자전거업계가 주춤거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봄에 춥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전거 업체 매출이 상당부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3,4월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관련기사



봄이 대목인 자전거업계는 봄 매출 감소가 일년 매출에 주름살을 지울 수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제로 자전거 1위 업체의 지난해 매출을 살펴보면 전체 1,089억원 가운데 1~5월의 매출이 61%(664억원)에 이른다. 추운 날씨로 자전거 구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1~2월을 제외하면 봄 매출 부분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2011년에도 897억 매출 중 57%인 511억원이 5개월간 이뤄졌다.

고유가 시대에 알뜰한 소비자를 겨냥한 전기자전거 역시 날씨 탓에 판매가 신통찮은 양상이다. 업체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이른바 '자출족'을 노린 전기자전거를 출시했지만 예상 밖에 실적이 저조한 것.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전기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확대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구매로 이어지진 않은 것 같다"며 "올 초 출시한 제품들이 날씨 탓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자전거업계는 불황과 무더위 속에서도 전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천리자전거의 지난해 2ㆍ4분기 매출은 410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에 비해 25%가 늘어났다. 알톤스포츠 또한 2ㆍ4분기 매출이 209억원에 달하며 동기 대비 44%나 증가했다. 지난해 4월 개통된 '4대강 자전거길' 등 전국적으로 자전거길이 생기고, 레저를 즐기는 자전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이다. 하지만 이번 봄에는 이같은 시장 성장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자전거에 대한 선호가 식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레저인구가 계속 늘고 있고 자전거 보급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전기자전거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박재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