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자유통업계 '소비위축' 위기감

'美 서킷시티 파산' 불똥에 내년 매출 줄까 우려<br>테크노마트 올 성장전망 10%서 전년수준 재조정

미국의 전자제품 유통업계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자유통업계에도 소비 위축에 따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국내 전자유통업체들의 올해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내년 전망과 관련해서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업계 2위 가전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데 이어 업계 선두인 베스트바이도 '사상 최악의 소매 위기'를 선언하며 연말과 내년 매출 전망을 대폭 하향조정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전문점 하이마트의 매출은 올 들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다. TV와 김치냉장고 판매가 지난해보다 각각 10%, 15% 가량 늘었고 노트북, PMP 등 모바일 디지털 제품들이 성장한 게 올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1월 매출도 김장철을 맞아 김치냉장고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하며 7~8%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소비심리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기본적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지난 10월 조직 개편을 통해 18개 지사를 20개로 늘려 지역상권을 밀착 관리하고 있으며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의사결정 권한을 현장으로 넘겼다. 전자랜드도 올 들어 현재까지 매출이 신규 점포 출점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20% 가량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당초 전망한 성장률 40%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11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을 짜야 할 시기지만 비용과 매출목표 등 큰 틀이 잡히지 않아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내년 1월에야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변 테크노마트는 당초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1조5,000억원보다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와 동일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재조정했다. 이에 따라 비용 절감 등의 노력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잠실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재조정한 올해 매출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전자유통업계는 미국 업계가 처한 위기의 불똥이 국내 시장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자유통업계의 위기에 따라 삼성전자ㆍ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이 국내 유통업체에 주는 마진 폭을 줄일 경우 당장 판매관리비를 줄여야 하는 등 후폭풍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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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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