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ㆍ대형마트ㆍTV홈쇼핑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사실상 '연중 세일'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신장세를 기록한 마트 업계에서는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리는 백화점 식 '세일 판매'가 보편화됐다. '상시 저가'를 앞세운 마트는 '세일' 문구의 사용 자체를 극히 꺼려왔지만 이달 들어 반값 세일마저 일상화된 것.
롯데마트는 다음달 4일까지 총 400여개 인기 품목의 가격을 최대 반값까지 내리는 할인전을 2주간 진행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5월 할인쿠폰 사용 비중이 30%로 지난해보다 2배나 늘어나는 등 가격인하 상품에만 고객이 몰려 시장점유율 1~2위 상품만 골라 유례없는 할인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도 개당 700원인 초밥을 400원으로 일시 할인하는 등 전매장을 '50%' '1+1' '최저가' 등으로 도배한 사실상의 할인전을 6~13일 진행했다.
연 4회 세일을 정례화하는 백화점도 5월부터 시작된 일부 브랜드 세일이 오는 7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부터 정기세일에 앞서 7일간의 '브랜드 세일'에 돌입한 백화점들은 통상 7월 중순 마무리해온 세일 기간을 다음달 말까지로 2배가량 연장해 총 38일이라는 역대 최장기 세일전에 나선다. 수입 고가 브랜드의 경우 6월 정기 세일에 앞서 '노세일 시즌'으로 꼽히는 5월부터 할인에 돌입하는 브랜드가 속출했고 세일 참여 브랜드 수도 역대 최대였다. 할인율을 50%로 높인 브랜드가 나오는가 하면 8월 말까지 3개월 동안 할인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불황에 강한 업태로 지목됐던 홈쇼핑업계는 지난달 역대 최대의 사은품 공세에도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로 성장률이 둔화되자 이달 들어 '가격 파괴' 전략으로 급선회했다. GS샵ㆍCJ오쇼핑 등은 '상반기 세일전'을 통해 인기 상품 가격을 상반기 최저가로 내놓고 있다.
가격에 가장 덜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편의점 업계도 가격 인하를 단행한 업체가 나왔다.미니스톱은 불황으로 편의점 고객들도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함에 따라 21일부터 소주ㆍ콜라ㆍ라면 등 인기 품목 9종의 가격을 평균 17% 인하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염가 판매 전략은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정상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돼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기뻐하기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유통업계가 견뎌내기 힘든 수준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