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수필] 견해의 불일치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아맞힐 수만 있다면 일확천금은 꿈이 아니다. 그 꿈을 쫓아 투자자들이 운집한다. 저마다 전문가이며 확신에 차 있다. 그러나 그 확신도 승자와 패자로 결국 갈리고 만다.금용시장에는 그런 자칭 전문가 말고 진짜 전문가들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주가동향을 예측하며 투자자들에게 그 정보를 전하는 것으로 생업을 삼는 사람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그들 진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의 불일치는 현저하게 존재한다. 누구 말을 따라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명당(明堂)이 믿을 것이 못됨을 『만약 명당이 있어 틀림없이 발복(發福)한다면 어느 지관이 그 자리를 남에게 가르쳐 줄 인가』라고 갈파한 것과 같이 전문가의 주가 예측도 처음부터 믿을 것이 못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예측이 틀림없는 것이라면 일확천금의 기회를 왜 남에게 알려주겠는가. 하긴, 견해의 불일치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투자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국내투자자들이 빈 깡통을 차고 나가 떨어질 때마다 외국투자자들은 큰 재미를 본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알아맞히기는 어렵다.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너무나도 방대하며 그 영향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간혹 견해가 일치될 때도 물론 있다. 그러나 견해의 일치는 금융시장에 큰 재앙을 초래한다. 비관 일색으로 견해가 일치되면 대공황이 도래한다. 반대로 낙관이 지배하면 걷잡을 수 없는 버블이 발생한다. 그런 사태는 어느쪽이든 그 영향이 금융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체 경제에 미치는 사태가 된다. 최근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갖가지 금융불안설이 나돌고 있다. 비관쪽으로 견해가 일치돼 가는 낌새조차 있다. 그래서 비관을 희석하고 낙관을 주입할 필요가 있다. 낙관과 비관의 견해가 공방을 벌이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 견해의 불일치 속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균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비단 금융시장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의 일상에서도 요구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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