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멜라민 공포'를 '웰빙 식생활'로…

커피·과자 섭취 줄이고… 쿠키 직접 만들어 먹고<br>운동·다이어트족 늘어… 모유수유 엄마도 증가


국내외에서 멜라민 쓰나미가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 기회에 식생활습관을 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즉 웰빙형으로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직장인 등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보건당국이 아이들 분유와 이유식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고 중국산 유가공식품 조사도 마무리 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먹거리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 분유는 괜찮나’ 병원문의 급증=뉴질랜드산 락토페린의 멜라민 검출과 관련, 생후 1개월 아이의 엄마인 신모(31ㆍ서울 독산동)씨는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이고 있는데 다행히 멜라민이 검출된 회사 제품이 아닌 분유를 사용하고 있어 한숨 돌렸지만 청정지역인 뉴질랜드에서 검출됐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다른 제품도 믿기가 어려워 당분간은 힘들더라도 모유로만 먹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자류에서 멜라민이 나왔을 때만해도 비교적 뜸했던 병원 문의도 본격적으로 늘고 있다. 임형은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많은 부모들이 전화나 진료 중에 자녀가 멜라민을 과다 섭취했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불안해 하며 문의하고 있다”며 “허용범위를 벗어난 멜라민은 신장결석을 유발하는데 어른의 경우 통증을 표현할 수 있지만 아이는 표현을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멜라민 과섭취의 증상은 혈뇨 또는 소변시 통증 등이며 소변ㆍ혈액ㆍX선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 동서신의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멜라민 사태 초기부터 소아청소년과에 ‘우리아이가 먹는 분유는 안전하냐’는 등의 문의가 하루에 5~6통 정도 왔으며 분유첨가물에서 검출된 후 문의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제 멜라민 과섭취로 국내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차분하게 대처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한다. ◇‘위기를 기회삼자’ 웰빙 식습관 변경바람=멜라민 파문이 유명 과자류에 이어 분유ㆍ이유식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자 모유수유를 하려는 사람이 늘고 과자류를 줄이는 대신 웰빙 식생활습관을 갖춰 ‘전화위복’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직장인 500여명을 조사한 결과 97%가 ‘멜라민 파동이 식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60%는 커피크림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후 커피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 김선경(26ㆍ가명)씨는 “멜라민 파문이 시작된 직후부터 동생과 함께 그동안 즐겨먹던 과자와 직접 상관이 없는 아이스크림도 일체 먹지 않고 있다”며 “운동도 새롭게 시작했으며 이 기회를 전화위복삼아 그동안 미뤄왔던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최모(28ㆍ여)씨 역시 “평소 즐겨먹던 유명 과자가 부적합 제품으로 발표된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그래서 간식으로 쥐포ㆍ오징어 등 건어류 및 과일만 주로 먹고 있다”고 밝혔다. 4살배기 아이엄마인 주부 송미선(34)씨는 “평소 먹던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달래느라 정신 없다. 아직은 서툴지만 국산 재료들로 직접 쿠키를 만드는 방법을 연습 중이며 요리책도 새로 구입했다”고 밝혔다. ■ 땅콩스니커즈등 과자 4개 품목서 멜라민 검출
中, 두유제품 5개 판매금지
롯데제과와 다국적 제과기업의 과자류 4개 품목에서 추가로 멜라민이 검출됐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66개 국산ㆍ수입 분유, 우유ㆍ발효유ㆍ치즈ㆍ아이스크림 등 43개 유가공품과 사료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마즈의 '땅콩스니커즈 펀사이즈'와 'M&M 밀크', 한국네슬레의 '킷캣 미니', 롯데제과 비스킷 '슈디' 등 4개 과자 제품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돼 긴급회수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멜라민이 나온 중국산 가공식품은 10개 제품 18건으로 늘어났다. 식약청은 버섯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된다는 중국의 일부 언론 보도에 따라 수입통관 단계와 유통 중인 수입 버섯류ㆍ양상추ㆍ당근ㆍ브로컬리ㆍ우엉 등 국내 소비가 많은 채소류에 대해서도 멜라민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검사대상은 중국산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수입된 버섯ㆍ채소류다. 하지만 중국산 목이버섯ㆍ표고버섯ㆍ마늘종과 아스파라거스(태국 2, 필리핀 1, 페루 1) 등 유통되고 있는 수입 채소 4종 7건에 대한 검사 결과 모두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청은 이날까지 멜라민 검사대상 중국산 가공식품 428개 가운데 약 70%인 288개 제품에 대한 검사를 마쳤으며 판매금지 해제품목은 148개로 늘어났다. 멜라민이 검출되거나 제조일자가 다른 일부제품에 대한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280개 품목은 유통ㆍ판매금지 조치가 유지되고 있다.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제품을 수거한 뒤 이르면 월요일께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농수산식품부는 샘플로 수거된 배합ㆍ단미사료 886점과 메기 등 중국ㆍ국산 어류 182점 가운데 현재까지 각각 280점, 144점에 대한 검사가 끝났지만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타투아ㆍ폰테라사로부터 수입한 치즈ㆍ분유ㆍ버터ㆍ유청단백분말 등 33개 제품도 정상으로 판정됐다. 한편 중국의 신경보(新京報)는 5일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 본사를 둔 빙취안의 5개 두유 제품이 멜라민 검출 의심을 받아 광저우(廣州)ㆍ홍콩 등지의 대형 상점에서 판매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두유는 멜라민 분유 파문 이후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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