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당국 성급한 실행결정·홍보미흡(건축표준화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설계규정 일부오류” 업계 불신도건교부가 오는 6월부터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선언한 이른바 건설분야 표준화가 시작부터 「헤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3월말 오는 6월부터는 20가구 이상의 아파트는 모두 표준화설계를 해야 사업승인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건교부가 이처럼 강하게 표준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음에도 실행을 눈앞에 둔 지금 업계와 자치단체는 물론 건교부조차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건축물의 품질향상과 건설자재 절약, 유지관리 용이성 등의 장점과 2000년대 건설산업의 첨단화를 주장하며 적극 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건설표준화가 왜 꼬이는지를 인식과 설계기준 및 실행의 문제점 측면에서 2회에 걸쳐 분석한다. 우선 6월부터 실행키로 한 「아파트표준화 설계와 건설자재 표준화」가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성급한 건교부의 실행결정과 홍보부족 ▲표준화 실행주체인 해당업계의 표준화에 대한 이해부족 ▲일선 자치단체의 인식부족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건축설계업계=표준화설계 실행발표 시기에 맞춰 한달 가까이 건교부와 건축사협회가 공동으로 표준화설계 교육을 실시했다. 여기에 전국 건축설계 종사자 중 약 30% 정도만 간신히 교육에 참가하는 관심도를 보였다. 이제 20여일 후 자신들이 설계한 아파트도면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을지 모르는데도 설계업계에는 별다른 긴장감이 돌지 않는다. 이같은 건축설계업계의 반응의 이면에는 표준화에 뿌리깊은 반발감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최근 건교부가 만든 표준화설계 규정에 일부 오류가 포함된 점도 중요한 불신요인이다. K건축사무소의 한 건축가는 『너무 조급하게 실행하기보다는 충분한 사전교육을 통해 이해와 적응기간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축자재업계=건축자재업계의 표준화에 대한 인식도는 설계업계보다 더욱 부정적이다. 실례로 지난 1월 주택공사는 건자재업계를 상대로 표준화자재를 정해 구매공시를 냈으나 이에 응한 업체는 18개 종류 중 단 3개종의 자재업체뿐이었다. 이들 자재업계는 우선 정확한 수요유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판단을 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설계표준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건축표준화 문제를 두고 건설업계는 건축설계업계나 자재업계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형 업체보다는 대형 건설업체가 더 적극적이다. H산업개발의 한 부장은 『현재 건교부가 추진하는 건축표준화가 당장에는 실행상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조금씩 보완해가면서 추진할 경우 국내 건설산업과 공동주택의 품질 향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밝혔다.<박영신 객원기자>

관련기사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