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2차 중소기업적합업종 29개 쟁점 품목 대부분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동반위가 직권조정으로 대기업 측에 진입 자제, 확장 자제 등의 권고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2차 중소기업적합업종 대상인 29개 쟁점 품목 현황 자료에 따르면 17일 현재 동반위의 조정협의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합의를 이룬 품목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9개 품목을 분야별로 보면 ▦식품 부문에 두부ㆍ김치ㆍ김ㆍ어묵 등 4개 품목 ▦생활가전에 데스크톱PC, 정수기, 디지털도어록, 내비게이션, 발광다이오드(LED) 등 5개 ▦원자재 부문에 계면활성재, 가공유리(판유리ㆍ가정용유리 등), 골판지원지, 마루용 판재, 플라스틱 창문 및 문 등 5개 품목이 포함됐다. 또한 ▦부품소재에 보통강단조 포함 7개 단조, 구상흑연주물 등 5개 주물, 알루미늄 주물 등 13개 품목이 ▦건설부문에 레미콘 ▦의류부문에 남자 및 소년용 정장 등이 쟁점 품목 리스트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일부 품목이 2차 검토 쟁점 품목으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29개 전품목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두부ㆍLEDㆍ데스크톱PCㆍ레미콘ㆍ김치ㆍ어묵 등은 몇 차례의 조정협의를 거쳤지만 여전히 양측 간 이견이 크고 주물ㆍ단조 등은 아직 협의체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위의 2차 선정 발표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품목이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중소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 해당 조합 측 대다수는 대기업 측이 중소업계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협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불만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중기 측인 데스크톱PC 정부조달협의회 관계자는 "공공조달만이라도 양보해달라고 했지만 대기업 측에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협상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LED 담당인 조명협동조합 측은 "조정협의회를 네 번이나 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연식품조합연합회 관계자도 "수입산 두부는 중기가, 국산은 대기업이 나눠 하자고 제의했으나 수용불가라는 답만 듣고 있다"며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털어놓았다. 김치절임식품조합 관계자 역시 "고가제품은 대기업이, 저가제품은 중소기업이 하자고 제의했지만 세 차례의 회의에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중소업계 최소한의 요구사항도 수용되지 않을 것 같다"고 낙담했다. 지난 16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중기중앙회가 동반위와 대기업을 싸잡아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제대로 이행하라며 깜짝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인식하에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로 뒷짐만 지고 있다가는 2차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에 대해 동반위 관계자는 "품목별로 대ㆍ중기 간 의견 차이가 커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1차 선정과 달리 동반위가 직권으로라도 조정권고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