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잡스시대 이후] 고객 지상주의 벗어나 고가전략 고수… "기존 경영원칙 파괴"

■ 경영관행에도 새 이정표 남겨<br>해묵은 모토 벗고 맥 PC·아이폰·팟등 결실<br>주변 기업과 협력·개방보다 폐쇄경영 구축<br>기업도 고객들의 존경 대상으로 만들기도


'잡스에게 고객이 왕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 그는 철두철미한 고가원칙을 고수한 덕분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우뚝 올라설 수 있었다.'(영국 일간 가디언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는 정보기술(IT)업계에 등장해 기존의 통념과 장벽을 과감히 깨뜨리고 아무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신화적인 인물이다. 그에게 남을 따라가는 모방전략은 한마디로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때문에 잡스는 혁신적인 제품들로 세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경제에서 철칙과 다름없던 경영원칙들을 차례차례 깨부순 경영 혁신가이기도 했다. 그는 '고객 지상주의' '저가 마케팅'등 경영학의 금언들을 하나하나 파괴하며 기업 경영과 자본주의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를 남겼다. 그는 우선 '고객이 왕'이라는 해묵은 모토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고객을 뛰어넘기 위해 늘 머리를 굴리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고객들조차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 이상의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맥PCㆍ아이팟ㆍ아이패드ㆍ아이폰 등은 한결같이 그런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다. 세계인들이 애플의 제품이 나올 때마다 열광했던 것도 미처 생각지 못한 제품을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저가를 무기로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 원칙도 거부했다. 그는 제품의 질이 우수하다면 그에 합당한 가격이 매겨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애플은 저임금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중국부품 업체들에 위탁 생산을 맡겼지만 최종 제품에는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그만큼 제품의 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주도했던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폰 시장의 한계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최고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부각되며 애플에 제조업체들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4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안겨줬다. 그가 180도 뒤집은 경영원칙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핵심 경영 전략으로 자리잡은 개방ㆍ협력의 원칙도 배제했다. 그는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세간의 비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운영체계(OS)를 경쟁사에 개방하지 않고 앱스토어라는 자체 콘텐츠 장터를 만들어 애플이라는 왕국을 구축했다. 결국 라이벌업체인 구글은 애플에 맞서기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개방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업체들은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연합군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이 폐쇄 경영을 포기하고 개방 물결에 동참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애플의 폐쇄 경영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틀을 거부하는 마케팅 전략 덕분에 애플이라는 기업은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을 넘어 고객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애플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국적 기업은 사악하다'는 고정관념도 일부 사라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단순히 이득을 추구하는 기업 모델에서 벗어나 세상을 바꾸는 기업도 가능함을 몸소 보여줬다. 가디언지는 "잡스는 자본주의 찬성론자와 비판론자 모두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며 "잡스는 자본주의와 경영학의 흐름을 바꿔놓은 상징적 인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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