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원대 석재복합신소재 연구센터(우수연구센터를 찾아서:4)

◎폐석을 콘크리트로 “대성공”/폴리머를 접착제로 견고·내구성 우수/쓰레기 문제 줄여 내년 4월 양산계획연규석 강원대 교수(농공과)는 돌을 다루는 「현대판 연금술사」다. 중세의 연금술사가 금을 찾아 헤매듯이 연교수는 강원도의 수많은 폐광을 뒤지고 다닌다. 석탄, 석회석 등 알짜배기 광물을 뽑아내고 남은, 남들은 쓰레기로 생각하는 폐석들이 연교수에게는 금덩어리보다 소중하다. 연교수는 10여년전부터 석탄을 뽑아내고 남은 돌덩어리를 어떻게 이용할까 고민하다 마침내 이를 콘크리트로 이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시멘트 대신 고분자물질(폴리머)을 접착제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존 콘크리트보다 훨씬 단단하고 내구성이 높았다. 또 약품이나 산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났다. 폐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기는 커녕 골치아픈 쓰레기 문제를 줄일 수 있었다. 연교수가 처음 폐광을 뒤지고 다닐 때 주위 사람들은 연교수를 손가락질했다. 「전국 대학에서 가장 더러운」 연교수의 실험실을 비웃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연교수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내년 4월이면 꿈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이곳에는 현재 폴리머 콘크리트를 이용해 하수관을 만드는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연교수의 아이디어에 반한 강원도청과 통산부가 44억원을 투자했다. 내년 4월에는 공장이 준공돼 첫 제품이 나온다. 『폴리머 콘크리트에 대해 기술이전을 요청했을 때 일본은 로열티로 4백억원을 요구했습니다. 그에 비해 10분의 1의 가격으로 기술개발은 물론 공장까지 지었습니다』 연교수는 「폴리스톤」이라고 이름붙인 폴리머 콘크리트 하수관이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한다. 『신문에서 국내 하수관의 24%가 물이 샌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기존 하수관은 10년이 넘으면 썩게 마련입니다. 폴리스톤은 60∼70년까지 썩지 않기 때문에 국내 하수 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특히 폴리스톤은 바닷물에 강하기 때문에 영종도 신공항이나 간척지의 하수도 공사에 적합하다는 것이 연교수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농업수리시설용 수로관, 지하매설용 추진관 등에 사용될 수 있다. 국내 하수관 시장은 연간 2천억원에 달한다. 폴리스톤은 99년부터 70억원의 매출에 6억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교수는 지금까지 폴리머 콘크리트 제조방법을 알기 위해 일본에 가서 「산업스파이」짓도 서슴없이 저질렀다고 털어놓는다. 『지난 90년과 92년에 일본에 가서 낮에는 공장 설비와 제조 비법을 보고 밤에 여관에서 열심히 종이에 적었습니다. 올해 한국 공무원들과 또한번 일본에 갔는데 그때는 자세한 설명도 안해 주고 사진도 못찍게 하더군요』 그러나 기술개발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공무원들의 답답한 관료주의였다. 『연구보고서를 한아름 들고가서 설명하면 「교수가 뭘 아나」, 「실패하면 나만 혼난다」는 식이었습니다. 정말 혀가 닳도록 설명하고 폴리머 콘크리트가 왜 좋은지 계속 보여준 뒤에야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연구가 3이라면 설득은 7이었습니다. 그 공무원들이 이제 가장 큰 동업자, 후원자가 되었습니다』<춘천=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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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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