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외화차입일정 전면 재검토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자 국내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차입이 잇따라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는 외화차입 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최소 0.1%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 하나 등 중장기차입을 위해 현재 시장조사를 벌이거나 주간사 모집에 나선 주요 은행들은 차입시기 재조정 등에 나섰다. 산업, 수출입, 기업 등 국책은행들도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될 경우 조달비용 상승 등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외화차입 금리 상승 불가피= 은행권 외화차입 담당자들은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전망조정이 개별은행의 구체적인 등급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만큼 차입 금리가 당장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북핵 사태 등을 단기요인으로 여겼던 해외투자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지속적인 불안요소로 감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달금리의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화차입 담당자는 “북핵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미 한국물에 대한 신용리스크 가산금리가 0.1~0.15% 포인트 정도 올라간 상태였다”며 “이번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단기적 요인에 그치지 않을 경우 중장기 외화차입 금리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차입스케줄 전면 재검토= 올들어 북핵 사태의 여파로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낮추자 국내은행들이 올해 당초 계획했던 외화차입 스케줄에 대한 전면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3억달러의 중장기차입을 위해 국제금융 시장의 동향을 탐색 중이었으나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원하는 조건에 차입이 가능한 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시장조사를 벌여왔다”며 “그러나 이번 등급하향의 여파로 차입여부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1억5,000만달러의 중장기차입을 위해 현재 주간사 모집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해외투자자들이 금리를 올려달라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차입을 강행할 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들도 전전긍긍=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적용 받고 있는 국책은행들은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치가 각종 국제금융업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자체가 내려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외자조달 비용의 급상승 등과 같은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큰 악재임에 틀림없다”고 우려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단기적인 충격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당분간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총 15억 달러의 외자조달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행도 시장의 금리 변화 추이를 지켜보면서 일정을 조절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진우,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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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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