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어정쩡한 자세 벗고 '중동정책 강화' 행보 나설듯

19일 연설서 새 방향 제시…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나<br>평화해결등 목소리 높일듯

중동 지역이 튀니지발 재스민 민주화 시위로 급격한 혼란을 겪는 가운데서도 어정쩡한 자세를 견지해 비판을 받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동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을 만나 중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오는 19일에는 중동 정책 관련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설은 중동 지역의 민주화 요구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로 지역 민심까지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미국의 중동 정책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와 정책 변화의 방향에 대한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다음 날 곧바로 껄끄러운 대화 상대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날 예정이어서 중동 평화 해결사로서의 역할에 다시 포커스를 맞추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면담 도중 "중동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치적 혼돈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시급히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요르단 국민들이 원하는 내부 개혁을 지지한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요르단 국왕과의 만남은 미국의 대 중동 외교정책 강화 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9일 '아랍의 봄'에 대한 연설을, 20일에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을 한다"고 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오바마 행정부가 중동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카니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랍의 봉기는 지역 변화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화합을 위한 기회의 창을 제공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연설에서 중동ㆍ북아프리카의 긍정적 변화를 어떻게 지지할 지에 대해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월 백악관 입성 당시 중동 평화 구축과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등 중동 문제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년 여 동안 중동 상황은 집권 초기보다 더 나빠졌고, 특히 미국이 공들였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은 지난 해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강행 이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뿐만 아니라 올 들어서는 이집트 민주화 혁명, 나토의 리비아 공격 등 아랍권 핵심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 주엔 중동특사였던 조지 미첼마저 사임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정책 방향성 부재 및 기타 문제들이 재차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통해 의회의 (중동정책에 대한) 회의론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 동안 미국이 행했던 중동 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보다 더욱 과감한 지원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허핑턴포스트는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이 중동 지역 정책을 바꿔야 할 때가 됐음을 깨달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동의 정치적ㆍ경제적 개혁에 초점을 맞출 것" 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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