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5%대 성장세 지속될 수 있을까

지난 3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4%, 전년동기 대비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ㆍ4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됐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2분기 연속 5%를 웃돈 것이다. 경기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외 변수가 많아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도 걱정이다. 3ㆍ4분기 성장을 견인한 것은 민간소비와 수출이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크게 감소했다. 이는 새 화폐 발행에 따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교체수요 마무리 등이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 증가가 특수(特需)에 의한 반짝현상이었을 뿐 추세적인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경기의 선순환이 어려워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 투자가 부진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날 수 없고 이는 소비침체로 이어져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변동요인이 많아 4ㆍ4분기 예측이 힘들다는 한은의 언급에서 보듯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 지속적인 경기상승세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주택경기 하강은 소비위축을 불러와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성장세도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시대 도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만큼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며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큰 것이다. 환율하락과 원자재가 급등은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의 위축을 가져올 게 뻔하다.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타격은 더욱 커진다. 내부 여건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대선정국에 따른 정책의 구심점 상실 우려도 크다. 경기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고 상황에 맞는 대책을 미리 마련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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