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앞두고 2차 협상에 이어 또 협상 실무주역인 상당수 분과장들이 교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의 협상단 교체가 산업자원부에 국한됐던 데 비해 이번에는 외교통상부ㆍ농림부ㆍ문화관광부 등으로 확대돼 부실 협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3일 시애틀 3차 협상을 앞두고 우리측 협상대표단을 확인한 결과 한미FTA 17개 분과 2개 작업반 가운데 ▦위생검역(SPS) ▦무역구제 ▦지적재산권 분과장이 교체됐다.
농산물 협상과 관련해 중요분야인 SPS의 분과장은 정현출 농림부 FTA2팀장에서 윤동진 농림부 통상협력팀장으로 바뀌었다. 윤 팀장은 SPS업무를 다룬 경험은 있지만 한미FTA 협상에 직접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무역구제 공동분과장을 맡고 있는 김경한 외교부 통상협력과장도 교체돼 김영재 주 제네바 대표부 1등서기관이 빈자리를 메우게 됐다. 무역구제 분과는 공동분과장이 지난 6월에 이어 또 한번 바뀐데다 김 분과장이 해외에 있어 국내 협상단간 의견조율마저 난항이 예상된다. 지적재산권은 문화관광부가 7월 말 내부인사를 단행하면서 저작권팀장을 교체해 신임인 김정배 팀장이 분과장을 맡게 됐다.
앞서 산자부가 6월 인사를 통해 섬유와 무역구제 분과장, 자동차 작업반장을 교체한 데 이어 기술장벽(TBT) 분과장도 바꾼 것으로 이번에 확인된 것을 감안하면 협상단의 주축인 분과장급이 총 6개 부문에 걸쳐 7명이 세번째 협상도 열리기 전에 교체된 셈이다. 이에 비해 미국측은 1차 협상 이후 분과장을 비롯해 협상단 대부분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FTA협상단 관계자는 “이번에 교체된 분과는 SPS를 제외하고 공동분과장이 있고 새로 온 분과장도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어서 협상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통상전문가들은 “협상의 성패는 전문성뿐 아니라 일관성도 큰 영향을 미치며 사소한 내용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교체된 인사들이 업무를 인계받아도 협상 상대방과의 관계, 과거 협상현장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협상 중에 협상단을 교체하는 사례를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