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이날 공개한 곽 사장의 사장 재공모 지원서에 따르면 그는 “이번에 공직을 맡게 된다면 이것이 저의 마지막 공직이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지원서에서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이 되는 1994년 당시 큰 영애와의 특별 인터뷰를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 같은 오랜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표의 측근이 됐고, 나아가 이른바 ‘친박그룹’의 일원으로 의정활동 4년 내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고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은 “사실상 지상파 방송의 생명줄을 쥔 방송광고, 즉 방송의 재원 공급을 맡은 분께서 저렇게 ‘친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겠다는 자세와 태도를 가져서는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이룰 수 없다는 게 상식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공정방송을 보고싶지, 친박 인사가 방송의 재원을 담보로 공영방송을 ‘종박(박근혜 추종) 방송’으로 만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더는 그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이 없다”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곽 사장은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친박 경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코바코에서 해나가는 규제완화와 국회 입법활동과 관련해 4년 간의 의정활동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방송광고 생태계 개선 노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박근혜 정부를 향한 충성심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본인이 실토한 것”이라면서 “위증까지 했으니 국감을 계속해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정회를 요청한다”고 반발했다.
새정치연합 간사인 우상호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코바코는 자본과 권력의 압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지키는 게 사명”이라면서 “권력의 성공을 위해 방송의 재원 배분을 왜곡할 가능성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곽 사장이 “제 정치적 견해가 코바코의 공적 업무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한다”며 한발짝 물러섬으로써 겨우 파행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새누리당 소속인 홍문종 위원장도 곽 사장에게 “과거 정치적 성향이 어땠는지와 관계없이 지금은 공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신중한 답변을 요구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