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슈베르트의 진짜 사인은 무엇이었나'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달 2일 2009 정기 공연<br>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음악가들의 생로병사에 얽힌 이야기


이번 공연의 출연자인 문국진 박사, 강형진 단장, 바이올린 양혜순, 첼로 강효정, 베이스 우경민, 피아노 김준희, 바리톤 김재일(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진짜 사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강형진)가 2009년 세번째 정기공연을 마련했다.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2일 금호아트홀에서 2009년 제3회 정기공연 '음악, 법의학자를 만나다-슈베르트 편'을 연다. 이번 공연은 전세계 어디서도 시도된 바 없는 실험적 음악회로, 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음악가들의 생로병사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음악가들의 삶 뿐만 아니라 음악에 담긴 숨은 의미들을 보다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오스트리아의 낭만주의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는 빈에서 독일출신 초등학교 교장인 아버지와 요리사인 어머니 사이의 12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11세 때 성악으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바이올린연주, 지휘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보여준 그였지만, 15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젊은 여자와 재혼한 아버지와의 갈등이 시작되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변성기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은 슈베르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작곡을 시작했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 아버지의 끊임없는 간섭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후 슈베르트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절친한 친구 쇼버와 그 가족들의 진심어린 지원속에서 그는 새로운 음악활동을 펼쳐가는데, 이 때 탄생한 곡중 하나가 유명한 '송어'이다. 베토벤을 존경했던 슈베르트는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998곡을 작곡했고 이중 633곡의 가곡은 아름다운 선율과 색채 넘치는 화성(和聲)에 힘입어 가곡이 주요 음악 분야의 하나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음악적으로 뛰어난 슈베르트는 좋은 친구였지만 방탕했던 쇼버와 함께 사창가를 드나들면서 매독에 걸려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만다. 사인은 신경열(神經熱). 그 당시 신경열이란 헛소리, 불면증, 의식장애 등과 같은 뇌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에 붙여졌던 진단명이다. 이것을 장티푸스 증상의 일종으로 여겼기 때문에 일반 의학자들은 물론 권위 있는 의학자들조차 슈베르트의 사인을 장티푸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1980년 슈베르트의 사인이 매독이라고 주장한 에릭 샘스의 '슈베르트의 사인 재진단'이 발표되고, 1997년 슈베르트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사인이 매독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강하게 대두됐다. 매독은 통상 3단계로 진행되는데, 3기 매독의 특이한 점은 매독균인 스피로헤타가 뇌를 침범하는 경우, 처음에는 불가사의하게도 의식이 명료해지며, 정서적인 극치감, 심지어는 천재적인 창의성이 발현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고통에 몸부림치다가도 어느 순간 멀쩡해지며 황홀한 도취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슈베르트는 사망을 앞두고 수년 사이에 수많은 걸작품들을 쏟아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법의학계의 권위자 문국진 박사(전 고려대 의대 교수)로부터 슈베르트의 음악과 함께 그의 생로병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음악과 의학의 만남을 이끌어줄 길잡이 문국진 박사는 최초의 국내 법의학자로 올해 84세의 고령이지만 매년 책 한권씩이 출간될 정도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바흐의 두개골을 열다', '모차르트의 귀' 등 약 45권이 있다. 이번 공연의 연주자는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강형진 단장을 필두로 바이올린 양혜순, 첼로 강효정, 베이스 우경민, 피아노 김준희, 바리톤 김재일이 함께 한다. 문의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무국(02-718-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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