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7-와타나베 부인 엔·달러 환율 싸고 氣싸움

日 투자자들 달러화 매수 몰려 엔고 저지 국제공조 위협<br>전문가들"日경제 펀더멘털서 엔화 가치 판가름" 전망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들과 '와타나베 부인'들의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10년 여 만에 뭉친 G7의 엔화매도 개입으로 인해 지난 주 한때 달러당 76엔대까지 급등했던 엔화 가치가 단숨에 진정됐지만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개인 외환투자자들의 투기적인 엔화 수요는 모처럼 실현된 국제공조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을 둘러싼 치열한 '밀고 당기기'속에 승기가 누구의 손에 돌아갈 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를 결정짓는 최종 심판은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엔저(円底)를 예고하고 있다. 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80엔대 후반에서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주 G7의 시장개입을 전후해 7% 안팎의 급등락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엔화 거래의 30%를 차지하며 외환시장에서 만만찮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명 '와타나베 부인'들의 행보가 G7의 공동 시장개입 효과를 희석시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환시장 개입이 이뤄진 지난 18일 도쿄 시중은행 지점들에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엔화매도 개입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화를 사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이케다 유노스케는 시장개입 효과를 노리고 달러화를 사들인 이들이 "달러화를 되팔고 엔화를 사들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엔고를 저지하려는 국제 공조 노력을 좌초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G7 합의 하에 시장 공동개입이 이뤄지긴 했지만 개입 규모가 크지 않았던 데다 추가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각국의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앞으로도 와타나베 부인들의 투기적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18~19일에 이뤄진 G7의 시장개입 규모는 총 2조~2조5,000억엔 규모로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일본은행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시장개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G7 국가들 간에 시각 차이가 있어 앞으로의 추가 개입은 일본은행 단독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며 "투기적인 엔화 매수를 어떻게 저지할 지가 일본은행과 정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엔화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중앙은행의 개입이나 투기적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아닌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엔ㆍ달러 환율 전망 조사 결과 올해 안에 엔화가치가 달러당 88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고 21일 밝혔다.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수출감소와 수입증가로 무역수지가 악화된다면 엔화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JP모건의 잰 로이즈 수석 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지금까지 일본 경제 부진에도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수출경쟁력 때문"이라며 "지금 엔화에 가장 큰 위협은 일본은행이 아니라 대지진의 피해로 수출이 제한되고 수입품 수요가 늘어나는 무역수지 악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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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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