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치권은 추석민심 겸허히 수용해야

이번 추석연휴는 국민생활의 참모습과 민심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생활이 매우 어렵고 추석민심은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국민의 생활이 어렵게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구나 대내외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앞으로 국민의 생활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선 대내외 경제사정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악재들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무엇보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가 최우선 관심사다. 최악의 경우 대형 저축은행 두세 곳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이 확정되면 자칫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 저축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체가 불안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위험수위에 이른 가계부채의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불안이 고조되면서 서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생발전이 강조되고 있지만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대응책도 쉽지 않은 과제다. 대외경제 여건도 비관적이다. 지난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4,500억달러 규모의 경제부양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로존은 몇몇 국가의 부도설이 불거지면서 '질서 있는 붕괴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결국 앞으로 경제사정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수출입 여건이 나빠지면서 경상흑자가 축소되는 가운데 성장률도 크게 둔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어제 "18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통해 말이 아닌 실천으로 국민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구두선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기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의 배경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추석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민생법안 처리를 비롯해 국민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한 올바른 정치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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