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찬밥 신세 핵안보 준비委


'60명 vs 30명'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파견 공무원 간 숫자 차이다. 지난해 20개국 정상들이 참여한 G20 정상회의를 총괄한 준비위원회가 올해 5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주도하는 준비위원회보다 두 배 많은 공무원들이 파견돼 정부 내에 위상이 매우 높았다. 문제는 파견 공무원 숫자 차이만큼이나 실제 핵안보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상이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출범 때와 사뭇 다른 양상으로 흘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안으로는 핵안보 준비위원회가 G20 준비위원회보다 인력 구성이나 예산 지원 측면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해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밖으로는 핵안보 준비위원회가 정권 차원의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아 회의 개최 9개월이 남는 시점에서 이런 조직이 있었느냐 할 정도로 핵안보정상회의는 왜 개최하는지 그 존재감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우려다. 실제 두 준비위원회 간 조직과 인력ㆍ예산 등 모든 측면에서 위상은 확연히 다르다. 우선 G20 준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이지만 핵안보 준비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이다. 또 G20 준비위원회 규모는 3개단 8개국, 120여명이 움직이는 거대조직이었던 반면 핵안보 준비위원회는 1개단 3개부로 60여명에 불과하다. G20 준비위원회가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원됐다면 핵안보 준비위원회는 절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핵안보 준비위원회는 의제의 경우 외교부가 주도하고 의전이나 홍보만 준비위원회가 챙겨 위상에 차이가 커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G20 준비위원회에서 일했던 한 외교부의 직원 얘기처럼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최근 만난 한 외교부 직원은 "G20준비위원회에 파견됐던 공무원들 사이에 수고했다는 치사를 듣기는커녕 오히려 소속 부처 복귀가 힘들 정도로 생고생만 했다는 얘기가 퍼져 우수 인력들이 핵안보 준비위원회 파견을 꺼리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가 현 정부의 치적 쌓기식 일회성 행사로 끝났다는 지적처럼 또 하나의 치적 쌓기 국제행사에 우리의 국력만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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