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단이기와 경쟁력/손익수 데이콤 명예회장(로터리)

얼마전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들이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땅 주인의 건물신축을 집단적, 조직적으로 방해한데 대해 법원이 주민들에게 손해배상을 판결한 사건이 있었다.이는 타인의 재산일지라도 「집단행동」이라는 무기를 동원하면 뜻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의식속에 팽배해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다.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이익을 우선 내세우는 「집단리기주의」나 「님비현상」은 80년대 후반의 민주화 분위기에 편승해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전반에 걸친 병폐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이기주의가 기업 내부에서 「부서이기주의」로 나타나면 전체 기업경영의 비효율과 부서간의 위화감 등 악영향을 초래해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은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립채산제 또는 책임경영제도 등을 도입, 경영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을 사업부서 단위로 나눠 매출, 비용 및 이익목표 등을 각자 책정하고 이의 달성여부로 경영성과를 판단, 인사와 복리후생 결정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들 제도의 성패는 제한된 기업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권한 위임 및 성과에 대한 공정한 판단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가 예산 싸움·책임 전가 등 「부서이기주의」로 변질될 경우, 공동목표 달성은 커녕 오히려 시행에 드는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경쟁력 강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특히 경영자는 맡은 업무를 책임지고 추진하되 부서이기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결국 이러한 집단이기주의는 국가든 기업이든 경쟁력을 저하시킴으로써 그에 따른 불이익을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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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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