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엔화약세와 한국경제 파장

엔화의 약세는 한국에 하등 좋을리 없다.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최소한 1엔대 10원은 유지돼야 수출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있다. 수출업계에서는 더 떨어져야 채산성이 맞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데 반해, 원화는 거꾸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원·엔화가 동반 하락해야 하는 데도 원화는 상승하고 엔화만 내리고 있다면 정부의 외환금융정책이 무언가 잘못돼 있다는 증거다. 더욱이 원화값이 속등하면서 달러화에 대해서는 1,189원, 엔화에 대해서는 9.5원까지 치솟아 있는 판국이니 수출업체마다 비상이 걸려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엔화하락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수출시장뿐만 아니다. 증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증시는 개각날인 지난 24일 무려 14포인트나 하락, 700선이 붕괴됐다. 경제회복의 두 축(軸)인 수출과 증시가 동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갓 출범한 「국민의 정부」제2기 내각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부문이다. 관건은 미국이 쥐고 있는 바나 다름없다. 미국이 긴축통화 정책을 펴는 것은 인플레를 방지하고 경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 처방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금리인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사전 경고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관심의 적(的)이다. 일본의 정책당국자들은 일본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엔화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모두 달러 고(高)·엔 저(低)를 용인하겠다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엔화는 단기적으로 125엔대를 돌파, 연말께는 135엔대까지도 하락이 예상된다. 우리 정책당국자들의 방향전환이 요청된다. 그렇지 않아도 수출환경이 악화일로다. 올들어 지난해 대비, 수입은 급증하는 데 수출은 오히려 감소세다. 원화가치 상승도 수출에는 엄청난 악재다. 무역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올 무역수지 흑자목표 250억달러 달성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금융정책과 이에따른 엔화가치의 추이에 특별히 신경을 쓸때다. 우리경제가 그만큼 대외적인 요인에 취약하다는 반증(反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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