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련 등 단체, 조문 유치 경쟁 나서… 조문금도 요청
중국에 나와있는 북한 기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놓고 대북 관련 중국기업은 물론 한국기업에도 조문을 해줄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등의 단체들이 한국의 대북사업가들을 상대로 조문을 요청하고 있다. 북측 단체들은 자국 공관이 마련한 조문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면 차후 대북 사업 과정에서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언질을 하면서 그에 덧붙여 조문금을 내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해 북한 무역상들이 중국의 조문객들을 많이 유치해야 상부로부터 제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유치 실적이 저조하면 질책당할 수 있어 조문 유치경쟁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일 사망 이후 26일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4,000여만명 이상이 조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현재 지난 19일부터 중국 내 베이징 주중대사관과 선양 총영사관, 단둥 영사사무소, 옌지 영사사무소, 톈진 북한식당 등에 조문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 북한측은 조문소가 개설된 지 이틀 후인 21일부터 일반 중국인에게도 조문을 허용하고 있다. 북한 무역상들은 이를 계기로 중국 무역 파트너들에게 조문소를 방문, 조문해달라고 공공연하게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에서 대북 무역을 하는 한 중국인은“거래를 하는 북한 무역상마다 애도 기간이 끝나는 오는 29일까지 조문소를 찾아달라고 요구했다”며 “조화도 보내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도 이날 북한 강원도에 있는 군 관련 기업이 합작 관계인 중국 쪽 인사에게 김 위원장 사망 조의금을 요구했다면서 해당 기업이 2만달러의 조의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