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쥬얼 의류매장 "클수록 좋다'
요즘 패션업계의 의류 업체들은200평 이상의 대형 가두매장자리를 찾느라 발길이 분주하다. 얼마 전 강남의 타워 레코드 자리를 놓고 지오다노, 후아유가 한판 접전을 벌인 일은 업계 사람들의 중 관심거리가 됐을 정도로 주요 상권의 자리 다툼 또한 치열하다.
35%가 넘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백화점 대신 도심 주요거점에 대형매장을 열고 값싸고 질 좋은 옷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브랜드들이 점차 늘고 있다. 결국 별 실속도 없는 비싼 아파트에 전세를 사느니 내 맘대로 꾸밀 수 있는 평수 넓은 단독 주택에서 편히 살아보겠다는 이야기다.
현재 스코어를 볼 때 이들 길거리 대형 매장파(?)의 선택은 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오다노는 올해 단일브랜드로 1,000억원이 훨씬 넘는 매출을 올렸고 후아유 역시 종로, 이대점, 아셈점 등 문을 여는 곳마다 월평균 10억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브랜드들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대형 가두 매장을 위주로 한 유통망을 전개 외에도 유통경로 단축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엄격한 품질관리로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후아유, 지오다노 등의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깨끗하고 넓은 매장분위기에 놀라고 재래시장 못지않은 싼 가격에 놀란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비해 품질이 매우 좋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놀란다. 실제로 이들 브랜드의 옷값은 바지, 티셔츠 등이 1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이들 제품의 상당수는 동남아나 중국,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들이지만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에 세뇌당한 고객들은 이에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다.
여기에 고객들의 반응을 발 빠르게 파악해 일주일에 한번씩 제품구성을 달리하는 신속함도 동대문 등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
특히 후아유는 기획, 제조, 판매를 동시에 전개하는 제조소매업(SPA)에 문화라는 컨셉을 접목시켜 MCS(Mega Culture Shop)이라는 신업태를 만들어내 업계에 화제를 불러모았다.
한마디로 단순히 옷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함께 팔겠다는 얘기다. 후아유는 매장 인테리어와 매장에 깔리는 음악, 향수를 이용해 `캘리포니아'라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전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성공신화는 현재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이겐포스트가 최근 광주에 3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 했는가 하면 1492마일즈 역시 전국 주요거점에 편집매장 형식의 대형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또 이달 초 `오후(O!HOO)라는 다동복 브랜드가 200평이 넘는 대형 매장을 영등포 신세계 백화점 맞은 편에 오픈 할 예정에 있어 의류 브랜드의 대형화 바람은 앞으로도 상당히 거셀 것으로 보인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2000/11/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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